Henry Steinway, aka RL Grime는 일렉트로와 힙합, 베이스 뮤직의 요소들로 아주 특별한 것을 만들어낸다. 미국 댄스 뮤직 계의 가장 핫 한 재능인을 만나보자
WORDS: ROSS GARDINER / PHOTOS: DAVE SHORE / STYLING: KRISSIE TORGERSON | 2015-02-17
모든 포토크루는 다운타운 상공에 불길하게 웅웅거리며 떠있는 십 여대의 LAPD의 헬리콥터를 보기 위해 스튜디오를 나섰다. 그들은 지금 논란의 한가운데에 있는 Ferguson 재판의 결말에 대한 시위를 조명하고 있다. 스튜디오에서는 온화하지만 예측 불가능한 Henry Steinway 가 잠시 스태프와 카메라 크루들에게서 떨어진 채 붉은 조명 아래 앉아 홀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시위는 Steinway가 다운타운의 새롭게 리모델링한 Regent 극장에서 공연하는 그 다음 날까지 계속되었다. 조명이 켜지고 RL Grime의 비쥬얼 플래시가 스크린에 비춰진다. 드럼 비트가 시작되고 그의 새로운 트랙 ‘Scylla’는 머리카락부터 목까지 소름이 돋게 만든다. 그의 깊고 느릿한 베이스가 들릴 때면 관객들의 팔이 허공에서 물결치고 스테이지는 폭발적으로 변한다.
2년 만에 열리는 WeDidit 레이블 파티의 라인업은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졌다. 라인업 공개를 안하고 그들의 명성만으로도 1300 장의 티켓을 판매 할 수 있었다. 라인업에는 레이블의 공동 설립자 Shlohmo와 떠오르는 다운템포 아티스트 Purple이 있다. 젊고, 깊은 인상을 남기는 RL Grime은 이 모든 것의 중심에서 단연 눈에 띈다. 그는 일렉트로닉과 힙합이 결합된 장르를 그 누구보다 빠르게 재정립하고 있다.
키가 크고, 차분한 목소리의 RL Grime은 공연을 하기 전 Mixmag에게 “관객들은 내가 오늘 밤에 공연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어.”고 말했다. “관객들을 속이려고 했어. ‘다음 목적지는 호주’라고 트위터에 올렸지만 WeDidit 파티라서 여기 다 와 있는거지, 유명한 이름들 때문에 와 있는건 아냐. 여기 들어오려고 아침 8시부터 줄서서 기다린 애들도 있어!” 하지만 모두 속은 것은 아니다. “난 저 사람 올 줄 알았어.” 웅장한 베이스 너머로 어느 팬이 외친다. “씨발. 역시 와있었어!”
EDM 일색인 미국에서 가장 큰 페스티벌의 참가하며, 그를 이 장르에서 가장 촉망받는 아티스트로 만들어준 데뷔 앨범 ‘Void’를 출시한 RL Grime은 현재 댄스뮤직 씬 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다.
햇빛이 쨍쨍한 LA 서부 쪽 Century City LA에서 태어난 23세의 그는 Justice, BoyzNoize, MSTRKRFT의 거친 일렉트로 하우스에 영향을 받아 음악의 길을 찾아 나갔다. 턴테이블 학원에서 여름을 보내고, 그의 창의적인 부모님들의 서포트로 - 건축학자 그리고 사진 작가 - 멋진 음반들과 함께 그의 가까운 친구들을 고등학교 하우스 파티들로 이끌었다.
“어릴 때 부모님이 집을 비울 때면 가서 스피커를 세워놓고 지붕을 날릴 정도로 크게 음악을 틀어댔다. Henry Laufer (Shlohmo) 와 Nick Meledandri (Nick Melosn) 도 똑같이 놀고 있었다. 우리는 그 때 당시 서로를 몰랐지만, 우린 모두 LA에서 힙합과 일렉트로 하우스를 믹스해서 틀고 있었다.”
WeDidIt은 2007년도에 Meledandri, Laufer 그리고 (현재 떠난 멤버) Joe Marcus 가 창단했다. 이것이 곧 파티 팀과 레이블로 발전했다. 친한 로컬 아티스트들 D33J, Groundislava과 그의 동생, 그 지역에서 유명한 비쥬얼 아티스트 Sus Boy가 함께 하면서 진화 했고, 미 서부 파티 씬의 10대들 사이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2010년도에는 팀의 다수가 대학 진학을 위해 뉴욕으로 떠났고, Steinway의 매니저 Mason Klein 은 Melons 에게 그를 소개해줬다. 그 시기에 Steinway 는 그의 프로그레시브 하우스 이름인 Clockwork 로 활동 하고 있었는데, 이미 Dim Mark 그리고 Mad Decent 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Avicii의 빅룸 곡 ‘Levels’ 의 bootleg 리믹스 역시 성공적 이었다. 뉴욕주립대학교 재학 시기에 그는 Night Slugs 에서 Hyperdub 로 방향을 틀게 된다. 그의 관심을 끈 아티스트들은 은은한 다운템포 아티스트인 James Blake 그리고 Boards Of Canada 였다. 빅룸에서의 제한적인 부분들을 고민하며 그는 서서히 방향을 틀어 그가 들어 왔던 음악과 청소년기의 파티 사운드가 혼합된 새로운 음악을 창조하기 시작했다.
“RL Grime 프로젝트를 2011년 겨울에 시작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한 비젼을 갖게 된 순간을 기억한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시작했지만 팬도 없었고, 음악도 없었다. 단지 내가 어떠한 소리를 만들지에 대한 생각 뿐이었다. 내 친구들은 모두 겨울방학이라서 LA로 돌아갔고, 나는 나 자신을 아파트에 가두고 나의 첫 EP, ‘Clipz’ 를 만들었다. 새로운 시도였고, 나 스스로를 편한 자리에서 벗어 나게끔 압박했다.”
‘Clipz’ 는 헤드폰으로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곡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를 성장하게 했던 시끌벅적한 음악과는 거리가 있지만, 그가 이후에 작업하게 되는 베이스 뮤직 프로덕션의 기반이 되었다. 앨범 발표 후 곧 WeDidIt의 대다수가 대학을 그만두고 LA로 다시 돌아갔다. 그 다음으로 발표한 EP ‘Grapes’(WeDidIt의 첫 공식 발매)와 ‘High Beams’를 A-Trak Fools의 골드 레코드에 ‘High Beams’를 공개 했고, 그의 주가는 하늘로 치솟았다. Steinway는 갑작스럽게 Diplo, TNGHT, Baauer 그리고 Flosstradamus 와 같은 아티스트와 함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새로운 장르인 ‘트랩’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 했다.
미국 중산층의 놀기 좋아하는 캔디 레이버들은 Shawty Redd, T.I.그리고 Zaytoven과 같이 deep bass 뮤직과 Gangland 사상에 현혹되었는데 이때 심각한 반발이 뒤따랐다. 이 새로운 문화의 프로듀서들이 등장했을 때, 이들이 너무 인종에 민감한 요소들을 갖고 있는 힙합을 하는 것으로 느끼는 이들이 많았고, ‘trap’ 이라는 단어가 본질적으로 미 남부 쪽의 마약 소굴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많은 프로듀서들은 이 레이블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우리가 T로 시작하는 단어를 언급하면, Henry는 눈을 돌린다. 마치 기자 한 명이 아물기를 바랬던 상처를 다시 찢기라도 하듯이.
“너에게 공격적인 눈빛을 보내는 것이 아니다. 그저 그 용어에 대해서 불편하게 느낄 뿐이다. 음….” 고개를 저으며 두 무릎 사이에 끼워 넣은 자신의 손을 바라보며 말한다. “난 나의 음악을 트랩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난 잊혀지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리고 이게 이 앨범의 전부다. 대놓고 말하자면 ‘bass music’, future bass’ 와 같이 내가 하는 장르의 이름들은 좀 병신 같이 들린다. 그저 힙합에서 영감을 받은 댄스뮤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이것 뿐이다.”
그의 초기 음악과 리믹스 프로젝트들은 문화적으로 부적절한 요소와 혁신 사이에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11월에 WeDit에서 출시된 그의 데뷔 앨범 ‘Void’는 분명히 새롭다. 그는 수많은 진부한 아티스트들이 이 장르의 인기에 편승하고자 소모적으로 사용해온, 상업적으로 먹히는 수사들을 피하고 있다. 매우 익숙한 808 사운드, 높은 음성의 보컬라인과 흔한 테크노틱 베이스를 포함하고 있지만, drop 사이에 괴상하게 조용한 구간이 매우 흥미롭다. ‘Core’, ‘Scylla’ 그리고 ‘Kingpin’은 2015년 메인 스테이지들에서 울려퍼질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섬세한 곡인 ‘Site Zero/The Vault’, 애절하고 부드러운 알앤비 오마쥬 `Reminder` (피쳐링 How To Dress Well) 는 Grime 초기 컨셉을 충실하게 지키면서도 앨범의 다양성을 추구했음을 보여준다. 또한 그는 현재 세대교체가 절실하게 필요한 이 장르의 판도를 확실히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하는 필요성을 깨달았을 때 Steinway는 Optimo 그리고 Erol Alkan’s Phantasy Sound 와 같이 인지도가 있는 언더그라운드 아티스트의 비쥬얼을 담당한 David Rudnick 을 섭외했다. “David와 나는 영상적인 요소들에 대해 어떠한 방향으로 접근 할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가 논의해서 나온 컨셉은 깊은 바다, 심연의 매력을 중점으로 한 시각 효과 요소들을 떠올렸다." Rudnick 은 장르의 요소들을 더 풍부하게 만들고 뻔한 것을 뛰어 넘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여 이 프로젝트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Henry가 있는 scene 자체는 너무 지저분하고, 언급 되지는 않지만 인종차별적인 문제들이 많다” 라고 Rudnick은 말한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현실 세계와는 떨어져 있지만 동시에 모든 사람들이 인종, 사회적 위치, 문화적 배경을 상관 하지 않고 경험 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그들이 창조해낸 시각요소들의 미학적 측면을 보면, 불길한 느낌을 풍기는 다각의 무인 항공기가 바다를 향해 날아가고 초현대적인 군용 헬리콥터들이 하늘을 메우는 등 기이한 충돌이 묘사되고 있다. 일개 그룹이 이러한 수준의 폭력을 언급 하려는 시도가 위선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전쟁의 메커니즘, 인간의 부재 혹은 폭력적인 대립에 대한 주제 넘은 언급은 이상하리만큼 평화로우며 RL Grime 음악의 웅장한 바그너 풍의 요소들을 재현하고 있다.
Henrys (Shlohmo and RL Grime) 무대에 오르기 전, 보라색 연기가 가득히 공간을 메우며 그린룸의 분위기는 고조되고, 빈 술병들이 바닥을 굴러다닌다. 젊은 친구들이 이 그룹에서 그들의 우상 중 한명인 Drake 의 쿵쾅거리는 사운드에 뛰고, 비틀거린다. 이곳에서 이들은, 이 씬에서는 드물게, 서로 웃으면서 따뜻한 온기를 나누고 함께 어울린다.
밝고 유쾌한 흥분이 공간을 압도하고 있다. 지금은 사업 파트너가 된 오랜 친구들이 고향에서 그들의 성공적인 재결합을 축하하게 되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들의 곡이 그들 모두가 어린시절 읽으며 자랐던 잡지, MIXMAG에서 다뤄지는 영예를 누릴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게 어떤 기분일지 모를거야” 초창기 크루 중 한명이 말했다. “왜냐면 우리는 어렸고 우리 음악은 그냥 우리가 좋아하던 것들을 뒤섞은 것일 뿐 이었으니까. 별로 진지 하지도 않았어. 믹스맥이 우릴 다룰거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겉으로는 쿨한척 했지만 우리끼리는 정말 죽여준다고 좋아했어. 진짜 이게 어떤 기분인지 절대 모를거야.”
WeDidItcre 크루 중 Shlohmo 가 관객들을 서서히 웜홀로 인도하고 그들은 일종의 차원 이동을 경험하고, THC가 이들의 뇌에 작용하며 그 효과를 증폭시킨다. 하지만 더 강한 자극으로 우리의 발을 춤추게 할 책임은 분명히 헤드라이너에게 있다.
마이클 브라운 사건 재판의 납득하기 힘든 판결에 대하여 수천명의 LA 지역 주민들이 LAPD와 대치하며 시위를 벌이는 와중에, Sus Boy’s 의 불타는 경찰차 보닛 위에서 쿵쿵거리며 춤추는 해골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은 David Rudnick 의 사악한 그래픽으로 바뀐다. 그리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정색으로 차려 입은 RL Grime 이 무대에 오른다.
그 후 한 시간 동안 계속해서 관객들을 들었다 놓기를 반복하며 관객의 분위기를 최고조로 이끈다. ‘보이드’의 육중한 셋을 통해, 2 Chainz, Kendrick Lamar, French 과 같은 거물들의 곡과 그 자신의 옛 곡들을 함께 믹스한다.
이번 그의 공연은 한때 그를 상징하던 사운드에 크게 벗어나 있지는 않다. 하지만 당신은 그에게서, 자신이 나아가고자 하는 어떤 방향으로든 그의 젊고 열성적인 팬들을 사로잡을 준비가 된 아티스트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모든 진부함에 도전하고, UK bass와 힙합을 융합하여 창조해낸 RL Grime의 끝내주게 멋진 음악이 댄스 뮤직이 이전에 단 한번도 도달하지 못했던 새로운 영역 너머로 이끌고 있음은 분명하다.
`Void` is out now on WeDidIt
[Photos: Dove Shore, Sean Mo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