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뮤직을 향한 Laurent Garnier의 끊임없는 헌신을 보면 그가 왜 지금껏 가장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 중 한 사람으로 여겨지는지가 분명해진다. 30년에 육박하는 시간 동안 그가 신보를 내고 새로운 DJ 셋을 선보일 때마다 댄스뮤직 씬의 형세도 바뀌어왔다. 1월 초에 그가 무훈이나 문화적 공적이 있는 사람에게 수여하는 프랑스 최고의 훈장인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받을 것이라고 발표되면서 그의 커리어가 아무나 올라갈 수 없는 수준, 즉 전설의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 더욱 더 확실해졌다.
Garnier가 커리어를 시작한 80년대 말은 댄스뮤직 씬의 디스코 열광이 다소 수그러지고 하우스와 테크노의 형성기로 접어들던 때였다. 그가 맨체스터의 상징적인 클럽인 Haçienda에 갔다가 처음으로 하우스뮤직을 들었을 때가 바로 이때였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Farley Jackmaster Funk의 `Love Can`t Turn Around`가 그의 귀에 꽂히면서 인생이 바뀐 경험을 이렇게 묘사했다. “DJ 부스로 달려 올라가서 문을 쾅쾅 두드렸던 기억이 나. 그땐 내가 그 사람들을 알지도 못했고 그냥 그 주변을 어슬렁거렸을 뿐인데 말이야. 아무튼 문을 두드리고는 이렇게 말했어. ‘이 곡 대체 뭐야?’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강렬한 순간이었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음반을 구해야겠다고 생각했지."
오래지 않아 그는 Haçienda의 DJ 부스에 직접 올라 수백 명의 파티광들에게 그만의 셀렉션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그 동안 Haçienda는 지금과 같은 강력한 글로벌 파워하우스로 떠올랐고, Garnier는 그 과정을 처음부터 함께 하며 한결같이 짜릿한 튠들로 댄스플로어를 적셨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유행의 선도자이자 아티스트로서의 잠재력의 극히 일부만을 발산하고 있었을 뿐, 이후에는 Rex Club, La Luna, Le Palace 등의 베뉴에서 프랑스 하우스씬을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세계 방방곡곡을 투어하며 최고의 클럽들의 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Garnier지만 그의 프로덕션 스킬도 무시할 수 없는 영역이다. 그가 만들어낸 음악은 그의 유산을 확고히 다졌고, 그 어떤 댄스플로어라도 분위기를 확실하게 띄울 수 있는 트랙들을 공급한다는 명성을 쌓았다. ‘Crispy Bacon’, ‘Acid Eiffel’, 그리고 절대적으로 끝장나는 ‘Man With The Red Face` 등, 하나같이 유행을 타지 않고 여전히 사람들의 선택을 받는 명곡들이다.
댄스뮤직컬쳐에 기여한 Garnier의 발자취는 또렷하게 남아있다. 그는 자신의 이름으로 낸 10장의 앨범과 자서전, 수많은 싱글 발매를 통해 늘 우리 곁을 지켰다. 그 세월 동안 유행은 돌고 돌았지만 유니크한 멜로디를 발견해서 세상과 공유하겠다는 그의 지치지 않는 추진력만큼은 변함없었다.
자신이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받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Garnier는 이 상이 단순히 그 혼자만의 경력을 기리는 것이 아니라는 의사를 표시했다. 자신이 미래로 이끌기 위해 그토록 애썼던 댄스뮤직 커뮤니티 전체를 인정하는 결정이라는 것이다.
“그 결정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우리 모두에게 의미 있고 아름다운 거야. 이게 새로운 세대의 아티스트들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어. 그래서 나도 가슴 벅차는 감정을 안고 자랑스럽게 레지옹도뇌르를 받으려고. 그리고 그 영광을 30년이라는 세월 동안 나를 따라주고 응원해준 모든 사람들에게 돌릴 거야.”
Garnier가 훈장을 받게 된 것을 축하하고, 30년간의 혁신과 작품에 감사를 전한다. 그의 여정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