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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뮤직의 역사를 바꾼 Daft Punk의 ‘Homework’
20년이 지났지만 그 영향력은 단 한 비트도 줄어들지 않았다.
Matthew Collin | 2017-01-31
20년 전, 그때는 로봇이 없었다.

정확히 20년 전 발매된 Daft Punk의 1집 ‘Homework’의 아트웍에는 네온도, 안드로이드도 없다. 그것들은 나중에 생겼다. 대신 공단에 수 놓인 로고와 나이트클럽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두 풋내기 청년의 흑백사진, Thomas Bangalter와 Guy-Manuel de Homem-Christo이 아기 때 사진이 담겨 있다.

하지만 오늘날까지도 그들이 고수하고 있는 스타일적 집착은 그때 당시에도 한 눈에 구분할 수 있었다. 낡은 것을 고쳐낸 하우스와 테크노 그루브, 새롭게 비튼 디스코 베이스라인, 반짝이는 멜로디와 이내 Daft Punk의 트레이드마크가 될 세련된 훅까지… ‘Da Funk’와 ‘Around the World’ 같은 트랙들은 지독하게 눅눅한 지하술집에서도 파티를 벌일 수 있을 만큼 확실했을 뿐 아니라 차트 정상을 찍을 만큼 대중적이기도 했다.

‘Homework’가 1997년 1월에 출시되었을 때, Bangalter와 de Homem-Christo 둘 다 22살에 불과했지만 당시 유명세를 쌓아가던 숱한 프랑스 하우스 프로듀서들 중에서도 Daft Punk가 거물이 될 거라는 사실은 명백했다. 하지만 당시 두 사람은 여전히 레이브 시대의 DIY 문화에 심취해 있었다. 그들의 홈스튜디오에서 음반을 녹음했기 때문에 2013년의 ‘Random Access Memories’의 화려한 편곡에 비해 1집의 타이틀과 사운드는 거의 파괴적일 정도로 날 서 있다. 그런 느낌은 특히 Rollin’ & Scratchin’과 ‘Rock’n Roll’ 같은 공격적인 트랙에서 두드러진다.

그들은 그때부터 이미 자신들의 대중적 이미지를 가지고 게임을 시작한 터였다. 무대에 설 때나 사진촬영이 있을 때 여러 가지 현란한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다. 내가 1997년 한 페스티벌 공연에 앞서 믹스맥 인터뷰로 Daft Punk를 만났을 때, 그들은 지나간 과거의 클리셰를 남길 만한 댄스뮤직의 시각적 언어를 창조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Bangalter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전형적인 로큰롤 포즈나 애티튜드를 취하고 싶지 않아. 그런 것들은 이제 전적으로 멍청하고 우스꽝스럽기 그지 없지. 이건 새로운 음악, 새로운 방식이야. 아무것도 따라 할 게 없어. 더 이상 아무런 규칙이 없다고.”

그 날 두 사람은 마스크를 쓴 채 일상적인 복장으로 무대에 올랐다. Bangalter는 ‘Back To The Future’ 티셔츠에 갈색 빈티지 가죽잠바를 걸쳤고, de Homem Christo는 캐주얼한 터키색 상의에 청바지를 입었다. 비록 이런 기본적인 의상이 세월이 흘러 LED와 호흡장치가 달린 하이테크 헬멧과 프랑스의 패션스타 에디 슬리먼(Hedi Slimane)이 디자인한 무대의상으로 진화하긴 했지만.

당시 분명했던 것은 앞으로 펼쳐질 가능성에 대한 두 사람의 열정이었다. 그들은 자신의 레이블을 설립한 초기 하우스와 테크노 프로듀서들을 보고 음악적 성과에 대해 창의적인 통제력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배웠다. 또한 같은 철학을 이미지메이킹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Spike Jonze와 Michel Gondry 같이 재능 있는 감독들을 고용해 ‘Homework’ 수록곡들의 프로모션영상을 만든 것은 영화와도 연관될 앞으로의 Daft Punk의 행보를 예견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장편영화 인터스텔라 5555(Interstella 5555, 2003, Daft Punk가 각본과 제작을 맡음)와 다프트펑크의 일렉트로마(Daft Punk’s Electroma’, 2006, Daft Punk가 감독을 맡음)에서 극에 달했다.

Rolling Stone 매거진이 ‘Homework’를 ‘역대 최고의 EDM 앨범’ 리스트에 올린 적 있다. 그 사운드가 ‘r`n`b와 팝뮤직을 변형시켰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그들의 스테이지 공연은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의 영향력을 발휘했다. 로봇 의상과 더불어 획기적이었던 2006년 Coachella 페스티벌 미국 공연에 쓰인 휘황찬란한 피라미드 구조물은 평범해 보이는 청년들을 테크노 슈퍼히어로로 변신시키는 골치 아픈 문제를 단번에 해결했다.

Skrillex와 Deadmau5 같은 젊은 프로듀서들이 그것을 눈치 못 챌 리가 없었고, Daft Punk식 스테이지 설치는 오늘날 과장되고 호화로운 EDM 이벤트를 위한 원재료가 되었다. 다만 Daft Punk는 그들의 쇼 자체보다는 그들의 모험적인 의도가 모방되는 편을 선호한다고 말한 바 있다.

Daft Punk는 그 모든 과시적인 `미래주의적` 거동을 위해 늘 과거에 집착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지금까지 하우스와 디스코의 황금기에 대한 경건한 찬가들을 선사해왔다. `Homework`의 헌정 트랙 `Teachers`에는 DJ Pierre, Lil Louis, Jeff Mills 등의 창시자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언더그라운드를 유지한 선배들의 명예를 높였다. 당시 Bangalter는 이렇게 설명했다.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 그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존경심을 표현하는 것밖에 없으니까." 이제는 물론 음반에 Nile Rogers와 Giorgio Moroder 같은 디스코 영웅들을 넣음으로써 존경심도 표현하고, 과거를 그리는 향수도 만족할 수 있지만 말이다.

`Homework`에는 Daft Punk가 그때부터 만들어온 스타일의 정수가 듬뿍 담겨있다. 어쩔 때는 환희가 느껴지고, 어쩔 때는 저속하고, 일본 애니메이션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절대 땅굴을 깊이 파고 들어가지는 않는 댄스플로어 판타지가 한데 모여 반짝인다. 실로, 그들이 앨범 슬리브에 박아 넣은 Beach Boys의 Brian Wilson의 희망찬 명언은 여전히 그들의 모토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을 기분 좋게 만드는 즐거운 음악을 만들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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