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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e Clarke와 함께한 Tomorrowland
그는 지난 4년 간 EDM 일색의 Tomorrowland 무대를 테크노로 지켜낸 진정한 수호자다!
글: Thomas H. Green 사진: Gabriela Hengeveld | 2015-10-14

가랑비에 흠뻑 젖은 Tomorrowland의 메인 스테이지 옆. 관중 속에 Dave Clarke이 서 있다. 그는 회색 후드를 덥수룩한 머리 위로 푹 뒤집어쓰고 있다. 선글라스 너머로 귀신들린 듯한 어두운 눈이 보이는 것만 같다. 수만 명의 열띤 레이버들이 비에 젖는 것도 아랑곳 않고 곳곳에서 난장판을 벌인다. 근처에 있던 파란색 싸구려 우비를 걸친 여자가 황홀한 표정으로 헬스 중독이 의심되는 상체를 가진 상의 탈의 남자에게 팔을 뻗는다.


Tiesto의 웃는 얼굴을 잘라 만든 A4 판지를 흔들던 그 남자도 그녀를 향해 팔을 뻗는다. 두 사람은 손가락을 모아 함께 하트를 만든다. 스테이지의 거대하고 화려한 성 안에 지어진 DJ 부스에서 Steve Angello가 Eurythmics의 ‘Sweet Dreams(Are Made Of This)’의 리믹스로 분위기를 점점 더 띄운다. 그 위로 집채만한 머리의 로봇인형이 둥글납작한 눈에서 불빛을 쏘아낸다. 성의 포탑에서는 연기가 피어 오른다. 무대 위에는 중세 스타일로 야시시하게 분장한 댄서들이 twerk를 추고, 함성을 지르는 어마어마한 사람들의 무리 위로 보라색 꽃가루가 휘날린다.


Clarke가 말한다. “Penn & Teller표 쓰레기의 현장이구먼. 뭐, 여기 프로덕션을 탓할 순 없지. 원래 판토마임은 프로덕션이 좋아야 하거든. 그게 아니면 볼 게 없잖아? EDM만으론 안 되니까 볼거리가 있어야지. 허세가 있어야 한다는 거야. EDM은 판토마임이거든. 테크하우스는 카바레고. 그렇지만 테크노는? 테크노야말로 진짜 Dark Art 야.”






Mixmag이 지금 플레이를 하고 있는 DJ는 Swedish House Mafia 출신인 Steve Angello라고 알려주자 그는 약간 놀란 듯하다. “Swedish House Mafia라고?” 그는 마치 무명 카자흐스탄 극단의 이름을 들은 듯한 표정으로 곰곰이 생각에 잠긴다. “난 솔직히 걔들 잘 몰라. 뭔가 히트를 치긴 쳤다는 건 알겠는데 뭐 하는 애들인지 모르겠어. 내가 여기 있다는 것은 Johnny Cash가 Rihanna를 보러 가는 거랑 같아. 이 사람들이랑 치고 박고 싸울 것도 없어. 아예 내 레이더에 잡히지도 않는걸.”


그를 보면 Johnny Cash 비유는 적절하다. 어쨌든 Johnny Cash와 Rihanna는 둘 다 ‘The Man In Black’ 만큼이나 유명하니까(아니면 지금은 고인이 된 BBC의 DJ John Peel이 Clarke를 ‘테크노 남작’이라고 부른 것도 있다). Clarke는 테크노 DJ의 길을 걸어온 25년의 세월 내내 자신의 음악적 신조를 강력하게 고수했고, 그로부터 명성을 쌓았다. 그가 1990년대 중반 발표한 ‘Red’는 여전히 독창적이라고 인정받고 있으며, 그는 Depeche Mode & New Order(예전)부터 A Place To Bury Strangers와 Gazelle Twin(올해)까지 싹 다 리믹스했다. 또한 그의 명성은 대체로 하나같이 강렬하고, 공격적이며, 그 자신의 놀라운 DJ셋과 진짜 테크노를 향한 고집스러운 헌신에 뿌리를 두고 있다. 또한 그는 무엇을 대하든 모든면에서 펑크 정신이 깃 들어 있다.


“펑크랑 테크노는 정신이 같아. 테크노는 자아를 다루진 않지만 약간은 사회변동, 그러니까 아웃사이더가 되는 것을 다루는 감이 있어. 그게 진짜 테크노 사운드야. 지금은 똑같은 ghost producer 네다섯 명이 만든 뻔한 테크하우스를 테크노로 갖다 붙이고 있지. 그게 아닌데. 테크노는 신랄해. 테크노는 외과의사야. 꼭 무거워야 한다는 건 아니야. 예를 들면 Inigo Kennedy의 사운드는 여리여리하잖아. 그래도 확실한 토대는 있어야 한다는 거야. 꼭 히트를 치진 않아도 딱 들으면 도전의식이 끓어오르는 그런 게 있어야 한다는 거지.”






지금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오는 음악과는 차원이 다른 얘기다. Dave Clarke이 무대를 향해 걸어간다. 그가 지난 4년 간 책임지고 진행하며 메인 공연을 섰던 바로 그 무대. 3일 간 지속되는 Tomorrowland는 그야말로 경이롭다. 수용인원은 18만 명, 극도로 화려한 프로덕션. 클러버들에겐 디즈니랜드와도 같다. 관중 분위기도 최고다. 축제를 100% 즐기는 열광적인 웃음이 얼굴에 한가득이다. 그들이 Jessie J, Ariana Grande & Nicki Minaj의 히트곡 ‘Bang Bang’의 무대에 열광한다. Snow Patrol의 이미 심각하게 장송곡 같은 발라드 ‘Chasing Cars’의 리믹스에도 미쳐 날뛴다. “끔찍하군.” 그가 후드를 바짝 여미며 중얼거린다. “더 이상 못 들어주겠어. 쿵짝거리다가 갑자기 흐물흐물 떨어지잖아. 진심으로 토 나올라 그래. 그리고 MC는 대체 왜 ‘Make some fucking noise~’ 라고 소리지르는 건데? 대체 왜 소릴 질러야 하는데? 고작 팝 음악 가지고.”


Dave Clarke는 무대 뒤에 주차되어 있는 자신의 투어버스로 돌아와 헤드라인 셋을 위한 에너지를 보충해줄 초밥도시락을 기다린다. 한결 느긋해 보이지만 언제든 가시를 세울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다. 그가 네덜란드 여왕의 개인차량을 개조한 라운지에 팔다리를 쭉 펴고 뻗는다. 오늘 그의 차림새는 당연히 검은색 티셔츠에 청바지, 군화느낌 워커다. 손목에는 미래적인 디자인의 시계를 차고 있다. 아이보리 보름달 네 개로 장식된 맞춤 가죽시계다. 손가락에는 두툼한 은반지 두 개를 끼고 있다. 하나는 해골반지, 그리고 벨트와 신발에도 해골이 달려 있다(Rolling Stone Keith Richards의 해골 장신구를 만들어낸 Court And Hackett의 디자인이다).






Dave Clarke는 종잡기 어려울 순 있어도 충분히 호감을 주는 사람이다. 그는 더 이상 스포츠카와 시가를 끼고 사는 테크노 신화의 신랄한 어둠의 군주가 아니다. 오히려 이제는 ‘자동차나 냉장고나’라며 새롭게 입양한 암스테르담의 국민이동수단인 자전거를 애지중지하는 네덜란드제 애호가다. 그의 유머감각은 어린아이 같아서 유치한 이중적 의미로 가득하지만 일반상식과 국제정치에 능통한 날카로운 통찰력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요즘 댄스뮤직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사람 보기가 얼마나 힘든가? 그는 그 중 한 사람이다. 불평꾼이 아닌 좋은 친구다. 그래서 우리는 그에게 짓궂게 던져봤다. 클럽에 다니지 않는 일반인들에게는 그의 음악이 EDM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Dave Clarke: 이 행성에 갑자기 뚝 떨어진 사람이 보기엔 Black Rebel Motorcycle Club이나 Taylor Swift나 마찬가질 거야. 둘 다 ‘노래’ 라는 구조적 형태를 가지고 있거든. 음식을 눈으로 볼 땐 그냥 다 음식이지. 그런데 일단 맛을 보면 다르다는걸 알거야.




Mixmag: 테크노에는 정말 집중 잘하잖아. EDM에는 그게 정말 안 되는 거야?


DC: EDM은 산만하고 최면성이 없어. 그러니까 사람들이 폰 갖다가 동영상이나 찍고, 셀카봉이나 휘두르고 다니지. 개념 있는 클럽들은 이렇게 말하거든. “카메라 치우세요. 사람들과 어울리자고 왔지, 5초에 한 번씩 사진 찍으러 왔어요?” 사실 음악 이라는게 결국 귀찮고 짜증나는 세상에서 분리 되는 거잖아. 하우스는 드럼을 천천히 증강시키며 우리를 저기 먼 그 어딘가로 데려가 주거든. EDM으로는 그 어디도 갈 수 없어. 그냥 지금 완전 신나지 않냐고 말해주는 게 전부야. 근데 당신들 정말 좋은 시간 보내고 있는게 맞긴해?




Mixmag: David Guetta나 Steve Aoki 같은 애들이 댄스뮤직의 문을 열었다는 말도 나오는데…


DC: 난 필터다운효과(filter-down effect: 조직이나 인구의 하위계층에는 정보나 자원이 천천히 전달되는 효과)는 진짜 좀 아니라고 봐. 그냥 개소리지! 클럽에 다닐 만한 나이가 되면 허세가득한 상업적인 곳으로 가든, 언더그라운드로 가든 취향이 상당히 명확해지거든. 케이크나 던져대는 애(Steve Aoki)를 보러 가는 사람들이 갑자기 크림이 소화가 안 된다고 뜬금없이 ‘그래, 이제 테크노를 좀 들어볼까’라고 하진 않을 거라는 거지.




Mixmag: 그럼 음악은 잠깐 제쳐두고, 좀 더 전반적인 EDM 씬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해?


DC: 그 전체를 등쳐먹는 마케터들이 아예 전문적인 팀으로 있단 말이야. 지금은 자아가 많아도 너무 많아. 엄청 많은 매니저들이 자아를 만들어내서 지들은 그 뒤에 숨고 괴물을 만들어 낸단 말이지. 그게 걔네 일이야. 팝 음악에서 중요한 거는 그저 대중문화을 어떻게 써먹느냐야. 난 솔직히 John Legend가 누군지는 잘 모르지만 걔네 매니지먼트가 어느 날 목욕을 하다가 갑자기 ‘그래, 얘를 Avicii랑 붙여서 컨트리 EDM을 만들어야겠어’ 라고 하면 그냥 완전 매니지먼트계의 유레카라는 거야. 뭐, 상관 없어. 하나도. 언젠가는 다 사라질 것들이니까.”






그런 순간이 와도 Dave Clarke와 테크노는 변함이 없으리라는 의미가 담긴 말이다. 결국 그는 생존자다. 브라이튼에서 나고 자란 그는 어렸을 때 집에서 뛰쳐나와 레이브 문화의 초창기 때부터 디제잉을 시작했고, 1990년대 벽두부터 XL, R&S, 그리고 자신의 Magnetic North 음반사를 통해 음반을 발표했다. 그는 끊임없이 테크노에만 매달리며 세계 방방곡곡에 자신의 사운드를 전파했다. 그런 그의 커리어는 여전히 활기 넘친다.


그가 말한다. “언젠가 ‘아, 난 그만둘래’ 하며 내 잇속만 챙겨서 떠날까 재는 일은 없어. 그건 내가 지금껏 믿어왔던 모든 것을 배신하는 거잖아. 난 지금이 좋아. 가끔 빡빡하기도 하지. 근데 아티스트라면 좀 빡빡한 삶도 좋아.” 그의 프로필은 현재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그가 Amsterdam Dance Event에 깊이 관여하면서 매년 개최하는 파티는 어김없이 매진된다. 그가 네덜란드의 프로듀서 Mr Jones와 함께 하는 Unsubscribe 프로젝트는 Houndstooth를 통해 발표되고 있으며 두 사람은 현재 Black Asteroid/Motor의 Brian Black과 함께 Maelstrom & Louisahhh!!!의 새 레이블을 위해 Roijacker라는 콜라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가 매주 진행하는 White Noise 라디오 쇼(‘25개국 이상’의 83개 방송국에서 방송되고 있음)는 최근 500회를 돌파했다.







Tomorrowland의 다른 어디선가 David Guetta가 자장가 ‘If You’re Happy And You Know It’ 리믹스를 틀고, Steve Aoki는 타이타닉을 볼 기세로 그 테마를 끌고 내려간다. 다시 Dave Clarke의 무대. Green Velvet, Chris Liebing, Paul Kalkbenner의 셋의 향연이 펼쳐진다. 야외 오페라 하우스의 관중은 물에 빠진 생쥐가 되어도 절정을 향해 치달리는 페스티벌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 Dave Clarke는 탄력적이면서도 강철 같은 속도로 미사일을 조합해 날린다. 절친 Mr Jones의 ‘Sounds for The Mute,’ Bjarki의 황량한 일렉트로테크 ‘I Wanna Go Bang,’ 글래스고의 테크노 수장 Gary Beck의 드럼이 끝내주는 ‘Hentzi,’ Radical G가 뒤틀린 신스로 리믹스한 Front 242의 ‘Take One’ 등 끝도 없이 날려댄다. 그의 머리 위로 폭죽이 터진다.


어느 순간 Dave Clarke가 애석한 듯 말한다. “우리만의 것들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만든 거 자체는 괜찮아. 다만 그 퀄리티를 그렇게까지 한심하게 망쳐놓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거야.” Dave Clarke와 그의 Tomorrowland 무대는 2015년 대중적인 댄스뮤직 시장에 어필하는, 화려하고 눈부신 광채 아래 절대로 부서지지 않는 강철 같은 심장이 여전히 뛰고 있다는, 여전히 건재하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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