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Jamiroquai 런던 라이브: 조각난 셋이었지만 의기양양한 복귀였다
현재 가장 핫한 공연
Louis Anderson-Rich | 2017-04-12
지난 3월 31일, Roundhouse, 새로운 LED 헤드기어로 무장한 Jay Kay가 47세의 나이가 믿기지 않는 통통 튀는 발걸음으로 무대를 누빈다. 통 넓은 검은 바지에 트랙탑, 그리고 배 둘레에는 약간의 인격으로 무장한 (이번 크리스마스에 피트니스 비디오를 내겠다는 농담까지 곁들인) 그의 나긋나긋한 춤사위는 그의 날카로운 보컬만큼이나 완벽했다. 24년 전의 Jamiroquai 데뷔 `The Emergency On Planet Earth`를 생각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이날 신보 ‘Automaton’을 발매한 터라 공식적인 느낌이 들었다. 7년의 공백을 깨고 돌아온 Jamiroquai를 보러 온 사람들의 줄이 베뉴를 둘러 늘어선 것이, 연초부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공연을 기다려왔는지 알 수 있었다. 걸핏하면 일차원적인 백인 펑크를 한다며 조롱을 당한 밴드로서는 다소 놀라운 반응이었다. Jamiroquai가 2017년 멋짐의 수호자가 되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그런데 그런 일이 일어나고 만 것이다. 60초 만에 공연 티켓이 매진되었고 팬들은 어서 빨리 베뉴 안에 들어가 Jamiroquai를 찬양하려고 애를 쓰고 있는 것이다.

2010년에 발매한 ‘Rock Dust Star Light’가 시원찮았던 터라, 많은 이들이 Jamiroquai의 시대가 끝났다고 판단했다. 재즈와 펑크와 디스코가 섞인 음악과 문제적 헤드기어, 전반적인 치태가 포스트덥스텝에서 좀 더 음울한 스타일링과 현란한 춤사위를 선보이던 7년 전의 인디락커와 사뭇 달랐던 것이다. 결국 무특색이 유행인 시대에서 고급차 컬렉션을 갖추고 여러 가지 락스타 클리셰를 따라 사는 남자였달까. 그러나 The Black Madonna 등을 비롯해 인터넷에서 형성되고 있는 Jamiroquai의 팬덤, Jamiroquai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Anderson .Paak, Chance The Rapper, Tyler The Creator, 사람들에게 ‘Virtual Insanity’와 ‘Canned Heat’이 사실 엄청난 명곡임을 상기시켜주는 스트리밍 서비스 등 Jamiroquai의 복귀에 음악계 전체가 떠들썩하다.

이와 같은 부흥 현상에 Jamiroquiai의 카리스마 넘치는 리드 싱어는 더 놀랐다. 한창 공연을 하던 도중 그는 돌연 이런 말을 했다. “38개국에서 1위, 52개국에서 2위를 했어. 죽어서 땅에 묻힌 것만 같다고 생각했는데도 말이야.” 파파라치를 폭행한 전력에 책임이 아예 없다고 할 순 없겠지만 진정 겸손함이 묻어 나왔다. 음악을 그만두고 헬리콥터 조종사가 되겠다고 말하고부터 10년이 지나는 새 두 아이가 생긴 때문일 수도 있다. 아무튼 그는 무대에서 확실히 안정되고 편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저 음악을 플레이하고 싶어할 뿐이었다. ‘Return Of The Space Cowboy’의 일렁이는 키가 필터링되어 들어오자 그날 밤의 사무치는 순간이 고조되었다. Jamiroquai의 복귀가 확실해지는 순간이었다.

다만 압도적으로 좋았던 그날 밤에는 부작용도 있었다. Jamiroquai의 전설적인 동류의 무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져 공연텐트가 히트곡을 위한 광란의 도가니가 된 것이다. 이번 공연은 좀 더 일렉트로닉한 방향성을 띤 LP 신보에 힘을 싣는 것이 목표였으나 관중이 원하는 것은 명백했다. 관중은 ‘Cosmic Girl’을 비롯해 심지어 ‘Runaway’ 같은 저속한 트랙에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들이 또 다른 신곡 ‘Carla’의 소식을 알리는 동안 우리 옆에 있던 한 여성은 한숨을 쉬며 혼잣말을 했다. “뭘 굳이 또?” 조각난 셋들로, Jay Kay가 관중을 주도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밤이었다.

그러나 관중은 신곡에 대해서는 다소 시큰둥한 반응이었음에도 축제 분위기를 잃지 않았다. The Roundhouse는 원형 플로어부터 상부 좌석까지 인산인해를 이뤘다. 클럽 풍 오프너 ‘Shake It On’부터 강렬한 디스코 ‘Little L’과 로보틱한 펑크 ‘Automaton’을 연달아 플레이하고 처음으로 멘트를 할 시간이 되었을 때, 각양각색의 관중의 보내는 열렬한 환호에 한 수다 하는 Jay Kay도 할 말을 잃은 듯해 보였다. 유행에 민감한 20대 중반은 모든 가사를 따라 불렀고, 한 커플은 흥에 겨워 박자감도 잃은 채 박수 치는 것에 몰두했으며, 우리 앞에 있던 중년부부는 `Emergency On Planet Earth`의 무디하고 덥한 버전에 적절하게 춤을 추는 방법을 놓고 실랑이를 벌였다. 그 순간 순간마다 남녀노소가 모인 관중은 뭔가 특별한 것을 공유했다. 그리고 비록 ‘Supersonic’이라는 앵콜곡 선정이 약간 의외였고 `Virtual Insanity`가 빠져 있었긴 했으나 `Canned Heat`과 `Love Foolosophy`라는 파이널은 팬들에게 Jamiroquai의 복귀 그 이상의 의미를 선물했다.


법인명 : 주식회사 비엔엘컬쳐스 / 신문사업등록번호 : 서울, 아03924 / 신문사업등록일 : 2015년 10월 06일 / 사업자등록번호 : 279-86-00099 / 법인등록번호 : 110111-5843580 / 대표이사 : 홍유석, 이순섭 / 발행인 : 장태환 / 편집인 : (주)비엔엘컬쳐스 / 발행소 : 서울시 강남구 삼성로 150, 107-105 / 발행일자 : 2016년 4월 4일 / 전화번호 : 070-7772-4444 / 대표이메일 : info@bnl-global.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유석 / 특허등록번호 : 41-0375139-00-00 / 상표등록 제41-0375139호
Copyrights 2016 Mixmag Korea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