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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rillaz의 10가지 상징적인 순간들
Monkey Business
Patrick Hinton + Jasmine Kent-Smith | 2017-05-08
Gorillaz는 영국음악에서 가장 야심차고 흥미로운 프로젝트 중 하나다. Damon Albarn과 Jamie Hewlett이 1998년에 만든 이 가상밴드의 앨범들은 다양한 국가들에서 정상의 위치에 올랐다. MF DOOM, Mos Def, Bobby Womack, Neneh Cherry, Lou Reed 등의 아티스들과 컬래버레이션을 하기도 한 Gorillaz는 급기야 자신만의 페스티벌을 시작하기에 이르렀다.

깊이와 몰입감이 있는 카툰 배경의 뒷이야기에, 그룹이 각 단계를 거쳐감에 따라 밴드멤버들은 2D부터 Murdoc, Noodle부터 Russel Hobbs까지 자기만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Gorillaz의 가장 상징적인 순간들 10가지를 알아보자.



MTV에 빡친 ALBARN과 HEWLETT가 프로젝트를 시작하다


처음부터 시작해보자. Gorillaz가 탄생해서 우리가 그 좋은 음악을 실컷 즐길 수 있는 이유는 어느 날 MTV를 보던 Damon Albarn과 Jamie Hewlett가(둘은 룸메이트였다) 미학이라곤 눈곱만치도 찾아볼 수 없는 화면상의 온갖 쓰레기에 질려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가상의 밴드를 만들어서 뒷이야기와 이미지를 하나하나 직접 구성하고 설계해서 색깔과 생명력을 불어넣기로 했다.

Hewlett는 이렇게 말했다. "MTV를 너무 오래 보면 약간 지옥에 떨어진 느낌이야. 본질이란 게 아무것도 없어. 그러다 이 카툰밴드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른 거야. 현실비판의 의도도 있는 거지." 그 결과로 탄생한 프로젝트는 차트의 정상을 찍으며 세계를 정복했다. (Gorillaz는 이후에 MTV의 Cribs에 등장했다. 위 참고.)



GLEE가 자의적으로 Gorillaz의 트랙들을 커버하는 것을 거부하다


2010년 10월, Damon Albarn은 미국의 뮤지컬 TV 쇼 Glee에게 Gorillaz의 트랙을 커버할 권리를 주기 않겠다고 공언했다. Glee의 반짝성공에 대한 문화적 신뢰성이 Ed Sheeran의 DJ 셋 정도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가는 결정이다. 문제는 Glee가 실제로 Gorillaz의 의사를 묻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Albarn이 개의치 않고 이 일을 단호하게 적시할 필요를 느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그 혼란에 대해 그가 보인 비꼬는 태도는 더 좋았다. “이제는 확실히 안 하겠지!”



2001년 머큐리상 후보자격을 고사하다


머큐리음악상이라 하면 영국음악에서 가장 주목 받는 앨범 상이 아닌가? 아니면 별 의미 없는 농담거리일까? Elbow가 Burial의 ‘Untrue’를 이겨먹었을 때를 생각하면 후자 느낌이 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전자의 편을 든다는 점에서 2001년에 후보에 오른 Gorillaz가 한사코 지명을 거부한 사건은 꽤나 놀랄만한 일이었다. 특히 그들은 강력한 수상후보였다.

필사적으로 우월감을 유지하려고 하는 머큐리상에 대한 그들의 태도 역시 쌍엄지가 절로 치켜 올라가는 것이었다. 가상 베이시스트 Murdoc Nicals는 애니메이션 영상 속에서 이렇게 말했다. "머큐리상? 빡세구만! 죽은 알바트로스를 영원히 목에 두르고 다니는 것 같잖아. 됐수다! 다른 불쌍한 얼간이나 찾아서 후보로 올리셔!"

이 일 역시 소속사인 Parlophone 모르게 일어난 일이라 회사는 패닉에 빠졌고 후보자격을 반납할 수 있는 권한은 회사에게만 있다고 주장했다. 그 동안 Damon Albarn과 Jamie Hewlett는 태평하게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Gorillaz를 구성할 때 들어간 장난스러움과 더 없이 잘 어울리는 것이었다.



기네스 세계기록을 세우다


기네스 세계기록은 우리 모두가 비밀스럽게 품어보았던 꿈이다. 어떤 부문에서 세계 최고라는 것은 확실히 그 누구의 이력서라도 빛나게 만들어줄 테니까. 그래서 Gorillaz의 데뷔앨범이 7백만 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2001년 가장 성공적인 가상의 밴드 기네스기록을 세웠을 때는 정말 축제의 순간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경쟁자들을 보면 앨빈과 슈퍼밴드, Daria의 Mystik Spiral, 보이밴드 Bart Simpson까지 … NAVY를 위한 비밀 선전기계에 참여했다.



무심코 투박한 하이스트리트 풋웨어 샵 슈존(Shoe Zone)의 슬로건을 탄생시키다


“Get the cool shoeshine.” Gorillaz의 데뷔앨범 Top X 싱글 ‘X’에 나오는 이 가사에서 Albarn이 의도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애초에 “cool shoeshine”이라는 말이 존재하던가? 포멀한 신발에 검은 가루를 문지르는 과정은 더할 나위 없이 따분하고 정형화되어 있다. 슈존이 이 가사를 회사 슬로건으로 차용한 게 바로 그래서 웃기는 것이다. 슈존을 모른다면 영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지 않았다는 뜻이며 영국의 교육제도 안에 있어본 적도 없었다는 뜻이다. 슈존은 재미없는 학교 신발을 파는 영혼 없는 가게다. 어린 시절 슈존에 간다는 것은 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된다는 우중충한 감정만 일깨우는 것이었다. 따라서 슈존이 Gorillaz의 무의미한 가사를 가지고 브랜드이미지를 쇄신해보겠다고 한 전혀 쿨하지 못하고 모순적인 방식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것이다. 마케팅팀이 실력을 발휘했다.



2002년 BRIT AWARDS에서 3D로 공연하다


Gorillaz의 초창기 때에는 프로젝트의 배후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 좀 더 비밀스러운 경향이 있었고 라이브 퍼포먼스는 거대한 3D 홀로그램이 중앙무대를 차지하는 동안 사전녹음된 음악이 흘러나오는 방식이었다.

2002년 Brit Awards에서의 공연은 대단한 볼거리였다. 2D의 텅 빈 눈구멍부터 시작해서 Murdoc은 고양이 같은 혀를 위협적으로 날름거렸고, 래퍼 Phi Life Cypher가 무대 위에서 그들과 합류했다. Dazed가 지적했듯 이것은 뮤지션(Albarn)이 관중석에 앉아 무대를 지켜보면서 동시에 TV에서 라이브로 공연할 수 있는 첫 번째 케이스였다. Gorillaz는 지칠 줄 모르는 혁신가들이다.



GLASTONBURY에서 헤드라인을 맡다


Panorama Bar 부킹, Time Warp 메인 룸에서의 플레이, fabric Room 1 헤드라이닝… 그 어떤 아티스트라도 기념할만한 특별한 음악적 발전단계가 있다. 그 중에서도 Glastonbury 헤드라인은 누가 보기에도 중대한 업적이다.

Gorillaz의 공연이 특별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덕분에 Damon Albarn은 Glastonbury에서 2년 연속 헤드라인을 맡은 (2009년 Blur의 뒤를 이어) 최초의 인물이 되었다. 당시 Lou Reed, Kano, Snoop Dogg 등 유명한 게스트들이 출연했는데 이것은 곧 Glastonbury 관중 및 TV 시청자들이 본래 계획되어 있던 U2의 헤드라인을 한 해 더 참아내지 않아도 되었음을 의미했다.



NOEL GALLAGHER와 콜라보하다


Blur와 Oasis는 영원히 티격태격하는 사이다. Noel Gallagher는 Blur가 ‘에이즈에 걸려서 죽었으면 좋겠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했을 정도다. 그래서 그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Noel이 Gorillaz의 새 트랙 ‘We Got The Power’의 컬래버레이터라는 건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 Noisey 인터뷰에서 Murdoc이 자신은 Oasis가 좀 더 좋다고 하긴 했지만 말이다. 트랙의 오프닝 가사는 “We got the power to be loving each other no matter what happens(우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서로를 사랑하는 힘을 가졌어)”인데, 이 콜라보에 비추어봤을 때 특히 가슴 저릿한 아픔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파워퍼프걸과 세계관을 공유하다


그렇다. 가상밴드 Gorillaz는 유명한 슈퍼히어로 파워퍼프걸(The Powerpuff Girls)과 같은 세계관에서 살고 있다. 2002년에 나온 영화를 보면 파워퍼프걸의 악당 모조 조조(Mojo Jojo)가 읽고 있는 신문에 Gorillaz 콘서트 광고가 실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위 참고). 캐릭터 프랭키(Frankie)가 Jamie Hewlett의 만화책 주인공인 탱크 걸(Tank Girl)처럼 차려 입은 에피소드도 있다.



2D가 3D를 만나다


2003년, Gorillaz의 자립에 만족하지 못한 Albarn은 브리스틀의 밴드 Massive Attack의 백킹보컬을 녹음했다. 2D를 가장한 그의 기여는 Massive Attack의 4집 정규앨범 ‘100th Window’의 ‘Small Time Shot Away’에서 들어볼 수 있다. 이 음반에서 유일하게 Massive Attack 오리지널 멤버인 Robert Del Naja 는 ‘3D’라는 닉네임을 사용한다. 매치는 가상의 하늘나라에서 벌어진다. 어쩌면 다음 번에는 X Factor와 연계해서 4AD에서의 음반발매를 놓고 보이밴드 1D와 겨뤄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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