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S
Ricardo Villalobos의 10가지 상징적인 순간들
어떻게든 간신히 10가지로 줄여보았다
Patrick Hinton | 2017-05-10
Ricardo Villalobos는 댄스뮤직계에 주어진 현재진행형의 선물이다. 그는 놀라운 사운드를 끊임없이 선사해왔으며 그의 DJ 셋들은 연신 성공을 거둬들인다. 그러다 간혹 음악 너머의 이 남자를 발견하는 재미있는 경험을 하게 된다.

Ricardo는 인터넷을 하지 않지만 인터넷에서의 그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우리가 인터넷을 샅샅이 뒤져 이 칠레계 독일인 마에스트로의 10가지 상징적인 순간을 모아보았다.



본 사람을 찾기가 그렇게 어렵다는 2009년의 미스터리한 ‘Villalobos’ 다큐멘터리



Ricardo는 댄스뮤직계에서 가장 수수께끼 같은 인물 중 한 사람이다. 그 불가사의함에 크게 한 몫 하는 건 그 불가사의함을 설명하는 뭔가가 있어야 하지 않았는가라는 사실이다. 2009년, 영화제작자 Romuald Karmakar가 Villalobos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IMDB의 설명에 따르면 ‘칠레인 DJ Ricardo Villalobos의 삶과 작업을 살펴본’ 이 영화는 현재 그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으며 베니스 영화제를 제외한 그 어느 곳에서도 상영된 바가 없다. 인터넷에서는 이 영화를 보고 싶어 안달을 내는 사람들이 성화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성과가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듯해 보인다.

그 대신 최소한 뒤죽박죽인 리뷰가 몇 개 남아있다. 스페인의 웹사이트 Otros Cines는 이 영화를 ‘걸작’이라고 칭했으며 Sight & Sound는 ‘음악과 리듬의 소울로 떠나는 환상적인 여정’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다 어느 IMDB 유저는 ‘최근에 나온 영화들 중 가장 허접하고 아마추어 같이 만들어진 영화들 중 하나’라고 리뷰했다. Rich On Film 역시 ‘영화제에서 본 영화 중 가장 최악의 영화일 것’이라며, ‘절대 보지 말 것! 절대! 이게 다 당신을 위해서 하는 소리’라며 다소 강하게 공격했다. 어느 쪽이든 궁금증만 더 커진다.



구름무늬 점프수트를 입고 또 다른 영화 시사회에 출연하다



한 영화를 만드는 데 배우진과 스탭들이 쏟아 부은 노력을 기념하는 자리인 영화시사회는 일반적으로 상당히 공식적인 행사로 여겨진다. Villalobos가 등장한 If I Think Of Germany At Night 다큐멘터리가 최초로 상영된 지난 달 베를린 국제영화제, 그는 구름무늬 점프수트에 허리에는 작은 색을 차고 검은 블레이저로 세련된 마무리를 한 차림새로 지각을 했다. 우리가 마음을 빼앗긴 건 바로 이 블레이저다. 단추를 잠그지 않고 벌려져 있는 저 스타일, 마지막 순간에 걸쳐 입은 것 같은 저 느낌. Ricardo가 허둥지둥 현관을 나서려다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이런 생각을 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국제영화시사회니까 좀 더 차려 입어야 되나? 아, 뭐래. 이 끝장나는 파자마 위에 블레이저 하나 걸쳐주면 됐지.” 사랑해요, Ricardo.



이 사진!



이 사진을 도무지 빼놓을 수 없었다. 풀 Riccy V 모드에 있는 그의 모습을 보여주는 Ricardo Villalobos의 대표적인 사진이다. 상당히 위험해 보이는 그의 상태를 미화하려는 건 아니지만 Ricardo가 저런 지경에 빠지면서도 여전히 클럽을 올킬해낸다는 사실은 다소 인상적이다. 그를 부킹하고자 하는 프로모터라면 라이더에 물이 잔뜩 포함되어 있는지만 잘 확인하자.



레드불을 거절하는 그의 표정



몇 시간이라도 볼 수 있는 영상이다. Ricardo의 온갖 얼굴 표정을 보고 있노라면 그럴 리는 없겠지만 그가 혹여라도 디제잉을 관둔다면 할리우드에서 새로운 커리어를 쌓아도 성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영상을 보면 누군가가 Ricardo에게 레드불 캔을 건네자 그가 부산스럽게 입을 비쭉비쭉거리며 키스하는 시늉을 하면서 정중하게 거절하더니만 마지막에 넌더리를 내는 표정을 내비친다. 겉으로는 고마워하면서 속으로는 싫어하는 게 드러나는 것이 전형적인 Ricardo다. 그는 몸짓을 보면 속내를 알 수 있는 사람이다. Green & Blue 인터뷰 영상을 보면 처음에는 똑바로 앉아있다가 인터뷰가 진행되면서 점점 다리를 쩍 벌리고 드러눕는 지경에 이른다. 아래에서 거절짤을 무한으로 감상하자.






Cocoon In The Park 관중 전체를 열받게 하다



Ricardo는 모두를 위한 아티스트가 아니다. 2015년 리즈(Leeds)에서의 Cocoon In The Park 공연은 그 사실을 확실하게 증명했다. 리즈의 관중은 Carl Cox라는 절대적인 힘에 뒤이어 무대에 오른 Ricardo의 독특한 선곡을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았다. 행사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비난과 욕설이 난무했고, 주최자인 Sven Väth가 재빨리 끼어들어 사태를 바로잡았다. 페스티벌 영상은 상당히 볼만하다. Ricardo는 흥에 겨운 몸짓으로 스테이지를 팔랑거리고, 무대 앞에 한 조끼남을 제외한 관중 전체는 음울하게 멀뚱멀뚱 서있거나 야유를 보내고 있다. 명장면은 Ricardo가 뒤를 돌아 카메라에 똥 씹은 듯한 미소를 활짝 날려주는 순간이다. DJ와 관중 모두 같은 마음이었겠지만.



Love Parade 2006에서 Luciano와 함께 베를린을 장악하다



Cocoon In The Park 영상에 완벽하게 대조적인 이 영상은 Ricardo와 Luciano가 2006년 베를린의 Love Parade를 최대한도로 뜨겁게 달구는 장면이다. 두 사람이 속도감 넘치는 셀렉션을 가차 없이 몰아붙이자 Victory Column 거리를 가득 메운 수천 명의 사람들은 무아지경에 빠져든다. 그로부터 4년 후, 비운의 사고로 Love Parade가 영원히 막을 내리지만 이 영상은 영광스러운 절정기를 달리던 Love Parade의 중심에 있는 Ricardo의 모습을 보여준다.



Raresh와 B2B를 하던 중 선보인 피루엣



DJ들의 백투백을 감상하는 것은 스릴 넘치는 경험이다. 결국 서로를 각자의 안전지대 밖으로 밀어붙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현장에 Ricardo Villalobos가 있다면 좀 더 재미있어진다. 단순히 헤드폰을 건네주는 행위가 마치 거창한 의식 같아지기 때문이다. 2006년 영상을 보면 (지금보다도 훨씬) 동안인 Raresh와 플레이를 하던 Ricardo가 3분 25초 즈음 백조의 호수에 나올 법한 우아한 몸놀림으로 헤드폰을 건네준다.



그의 백스핀 비트매칭



Ricardo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의 믹싱스킬을 트집잡기도 한다. 그가 이따금씩 큰 사고를 친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바로 그래서 우리가 그를 남몰래 사랑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Ricardo만큼 실험적이고 색다른 스타일로 믹싱을 할 때는 모든 게 계획대로만 풀리지는 않는 법이다. 누가 Ricardo더러 믹싱을 못 한다고 불평하면 그가 부쿠레슈티(Bucharest)의 Kristal Glam Club에서 선보인 셋 영상의 26분 부분을 보여주자. 셋이 한창 진행되는 가운데 타이밍이 나가자 태평스러운 손놀림으로 음반을 당기는데 눈대중으로만 거의 완벽한 위치에 돌려놓는다. 그러고 플래터 가장자리를 가볍게 두드리자 믹스는 완벽한 짝을 이루며 지속된다. 비록 식은 죽 먹듯 해냈지만 굉장히 능수능란한 무브다.



Nina Kraviz를 춤추게 하다



완벽하게 자아를 놓고 해괴한 몸놀림을 하기 시작하는 레이브 모먼트는 그야말로 최고의 경험이자 소중한 순간이다. 2015년 러시아의 Outline 페스티벌의 한 장면을 담은 이 영상에서 Ricardo는 전형적인 방식으로 유쾌한 플레이를 펼치는 동안 Nina Kraviz가 그의 뒤에서 정신 없는 춤사위를 벌이고, Nastia는 놀라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반면 Zip은 소리 없이 그의 레코드백을 들춰보고 있다. 우리도 다 Nina의 상태를 경험해봤으니 알 테지.



“난 자는 게 싫어.”



파티모드일 때는 어떻게든 잠을 안 자려고 갖가지 애를 쓸 때가 많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대부분 잠자는 것을 좋아한다. 잠의 달콤함은 인간조건에 각인되어 있다. 잠자는 것은 몸을 개운하게 만들어주고, 느긋하며 편안하다. 원기회복을 도와주며 온갖 유익함이 있다. 잠을 싫어한다면 다른 세상에서 온 사람임이 틀림 없다. Ricardo Villalobos도 그런 모양이다. 떠오르는 아티스트 Julia Govor가 진행한 이 인터뷰 영상에서 비행접시를 반으로 가른 것 같이 생긴 의자에 앉아 앞뒤로 몸을 흔들거리는 그는 꿈꾸는 게 왜 두려운지 설명하고 있다.


법인명 : 주식회사 비엔엘컬쳐스 / 신문사업등록번호 : 서울, 아03924 / 신문사업등록일 : 2015년 10월 06일 / 사업자등록번호 : 279-86-00099 / 법인등록번호 : 110111-5843580 / 대표이사 : 홍유석, 이순섭 / 발행인 : 장태환 / 편집인 : (주)비엔엘컬쳐스 / 발행소 : 서울시 강남구 삼성로 150, 107-105 / 발행일자 : 2016년 4월 4일 / 전화번호 : 070-7772-4444 / 대표이메일 : info@bnl-global.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유석 / 특허등록번호 : 41-0375139-00-00 / 상표등록 제41-0375139호
Copyrights 2016 Mixmag Korea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