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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Sian
“애초에 이걸 왜 시작했는지 기억해야지, 그게 아니면 무슨 소용이야?”
Harrison Williams | 2017-07-24
지난 4월 10일에 2집 앨범 ‘Capital Crimewave’를 발매한 Octopus Recordings 레이블 대표 Sian을 만나 새 작품에 대한 이야기와 댄스뮤직산업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Sian은 2002년에 데뷔앨범을 낸 이후로 지금까지 댄스플로어에 초점을 맞춘 수많은 트랙을 내긴 했지만 다시금 앨범의 형식을 갖췄던 적은 없었다. 최근 신작은 여러 리스너들이 익숙한 관습에서 탈피하여 프로덕션에 접근하는 그만의 독특한 방법에 대한 새로운 시야를 제공한다.

레이블의 카탈로그에서 유독 튀는 최근 신작에 대해 Sian은 새로운 팬들을 만나고, 기존의 팬들에게는 그의 새로운 면을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 음악을 홍보하면서 이미 그렇게 되어가고 있었던게 보였어. 우리 음악을 듣는 사람들은 아마 Bonobo나 Modeselektor 같은 부류의 음악도 즐길 거야. 아니면 딱히 구분을 짓지 않고 음악이 좋으면 다 들을 수도 있고.”

앨범의 보너스트랙 ‘Cardboard City’를 감상 및 내려 받고, 혁신적인 프로듀서 Sian과의 인터뷰를 읽어보자.

여기서 `Capital Crimewave`를 구입할 수 있다.





‘Capital Crimewave’를 다 들어봤을때 평소 Sian의 음악과는 색다른 컬렉션이었어. 이번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특정한 메시지가 있는 거야? 이번 앨범을 아티스트로서의 Sian의 정체성의 정점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해.

맞아. 지금까지는 항상 아티스트로서 좀 더 색다른 작업을 해왔었어. 초반에는 좀 더 더비한 일렉트로니카로 시작했다가 좀 지나서는 빅 테크노 룸 음악을 틀고 좀 더 애시드에 초점을 맞춰서 좀 더 하드한 음악을 만들었지. 그러다가 LA에 있으면서 진짜 잘하는 힙합 부류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 중 한 사람이 이번 앨범의 보컬 대부분을 맡은 AG야. 걔네는 808 드럼머신과 909를 가지고 작업하는데 어떤 면에서는 아날로그라고 할 수 있지. 내가 작업하던 트랙에 그의 보컬이 거의 스치듯이 흘러 들어갔어. 약간의 변화만 줬어. 별로 억지 같은 느낌이 없고 자연스럽더라고. 나는 AG가 하는 게 마음에 들었고 AG도 내가 하는 걸 좋아했어. 이 두 세계가 평소에 자주 만나지 않잖아. 자연스러운 결과물이 나와서 진짜 좋더라.


1집이 굉장히 다운템포인 트립합 모티브였잖아? 그 이후로는 그런 스타일의 작품을 별로 낸 적이 없는데, 앨범형식이 아니면 그런 작품을 낼 수 없다고 생각한 거야? 안 그러면 사람들이 듣다 말 수도 있지만 앨범형식으로는 다시금 경계를 넓힐 수가 있으니까 말이야.

당연하지! 그 스타일이 싱글에 맞을지 모르겠으니까. 사람들은 내 레이블의 싱글이라고 하면 펀치하고 애시드하면서도 유행하는 원색적인 테크노를 기대한단 말이지. 싱글에다가 변화구를 던지면 사람들이 집중을 못해. 하지만 앨범에서라면 그렇게 하는 게 말이 되지. 리스닝 체험이니까.


AG 이야기를 다시 해보자. 어떻게 같이 일하게 되었어?

서로 다른 두 개의 세상이야. 최근에도 걔를 만났다가 그 얘기를 하면서 웃음이 터졌는데, AG의 세상은 힙합이고 걔는 언더그라운드 힙합 아티스트인데 상업적인 힙합씬은 일렉트로닉뮤직과 너무나도 동떨어져있단 말이지. 서로 전달하는 메시지 자체가 달라. 댄스뮤직의 정신은 사람들이 하나되고, 느긋하게 즐기고, 리듬에 몸을 맡기는 거잖아.

우린 어떤 친구 소개로 만났어. 걔가 어떤 파티 자리에서 나한테 자기 사촌이 진짜 좋은 음악을 한다면서 몇 개를 틀어줬는데 내 반응이 완전 이랬어. "이 자식 누구야?" 15분을 흠잡을 데 없이 프리스타일로 가더라고. 어떤 면에서는 나와 비슷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Wu-Tang Clan의 마지막이나 요즘 21 Savage의 영향력이랄까. 나 같은 사람이 거기에 빠진다는 게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는데 프로덕션을 좋아하는 거야. 메시지가 아니라. 우리 둘 다 그런 공통점이 있었고 그는 내가 만나본 힙합 아티스트 중 유일하게 뭔가 색다른 걸 시도해보고 싶어 한 인물이었어.


지금껏 보컬리스트와 함께 작업해본 적이 별로 없잖아? 그게 프로덕션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어?

이번이 처음이었어. 이전에는 프로듀서로 밴드 작업을 해본 적이 있고 8년 정도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스튜디오 작업을 하기도 했지만 내가 내 작품에 보컬을 쓴 건 이번이 처음이야.


이번 앨범을 Octopus Recordings에서 직접 냈는데 현 시점에서 가장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 같아. Octopus에서 발매하는 음악에서 추구하는 건 뭐야?

좀 이상해. 늘 스스로 자문하는 그 느낌이야. "내가 이 음악을 틀까?’ 창고나 크고 작은 클럽에서 음악을 트는 것 같이 어떤 특정한 시나리오를 상상해. 다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신경 안 써. 이달의 히트곡으로 뽑힐지, Beatport Top 10에 오를지도 신경 안 써. 내가 이걸 가지고 관중 앞에서 틀고 싶은지 아닌 지만 생각해. 거기에 부합하려면 보통은 이런 조건이 달리지. 오싹한 사운드에 원초적이고 뭔가 색다른 느낌이 있어야 하고 어떤 면에서는 약간 레이브한 느낌도 있어야지. 온갖 이상한 것들이 모이면 나한테 딱 맞아.


웨어하우스 부류에 대해서 말인데, 2016년 막바지에 Octopus Warehouse 릴리즈 시리즈를 시작했잖아? 그건 레이블 카탈로그에 있는 다른 음악들과 어떻게 다른 거야?

그 시리즈는 앞으로도 계속 진행할 거고 바이닐로만 발매할 거야. 디깅을 해서 좀 더 언더그라운드하게 느껴지는 트랙들을 찾아서 그걸 바이닐 시리즈로 내고 있는 중이야. 우리가 느끼기에 좀 더 신랄하고 사람들이 바이닐로 수집하기에 더 적합한 트랙들이야. 새로운 방식으로 음악을 제공하는 것이랄까, 일단은 우리 배급업자들의 마음을 얻고 우리를 대표할 만한 트랙들을 손수 엄선하는 거지. 사람들이 계속 바이닐로 간직하고 싶어할 만한 것. 마치 DJ 장비처럼.




최근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잖아? “가끔은 덱 반대편에 설 줄 알아야 한다.” 진짜 공감되더라. 좀 더 자세히 말해줄 수 있어?

친구 중에 굉장히 광범위한 음악 디제잉을 하는 녀석을 보러 갔어. 락밴드 출신이고 좀 별난 셀렉션을 트는데 솔직히 음악을 업으로 삼기 전처럼 친구들이랑 춤추러 댄스플로어에 갔던 건 그때가 처음이었어. 가끔 내 공연을 할 때는 제대로 정신줄을 놓고 미친 듯이 놀기 어려울 때도 있으니까… 하지만 다른 사람 공연에 놀러 가면서 디제잉에 대해 많이 배워. 일반인의 시점으로 덱 반대편에서 춤을 추면서 밤새 사람들이 셋에 어떻게 반응하고 분위기가 형성되는지 새삼 다시 보게 되거든. 이걸 잊고 지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이렇게 자기 친구들이랑 다양한 도시에 가서 클러빙을 하는 디제이들을 몇 명 알고 있긴 한데 그러지 않는 경우가 참 많아. 후다닥 백스테이지로 모습을 감추거나 손목밴드 찾느라 바쁘지. 머리를 비우고 마음 편하게 놀 줄을 모른다니까.

사람들은 DJ로서의 삶이 약간 이상하고 외로운 라이프스타일이라는 것을 이해 못 해. 하루 종일 공항을 돌아다니고 호텔에서 자고 프로모터랑 나란히 경주하듯 뛰어다니고 공연하면서 돌아다니지. 다른 사람들은 아마 그 시간이 한 달 만에 맞이하는 즐겁고 중요한 밤이겠지만 우리는 이 유리창 뒤에 있어. 그러곤 다들 모험을 즐길 때 우리는 호텔에 가야 하지. 그리곤 다시 공항에 가야 하고. 이상하지. 진짜 이상한 삶이야.


클럽 죽돌이일 때의 모험이 그리워?

완전! 가끔은 도무지 덱 뒤에 서기 싫은 날이 있어. 한 번은 나랑 Dubfire, Villalobos, Sven Väth랑 여러 명이서 이비자에서 자주 놀러 다녔는데 우리 중 그 누구도 백스테이지에는 코빼기도 안 비쳤어. 다들 관중 맨 앞줄에 자리 잡고 일렬로 서서 춤을 췄지. 우리한테 와서 귀찮게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다들 정신줄을 놓고 놀았지. 그런 날에는 이런 생각이 들어. "와.. 애초에 이걸 왜 시작했는지 기억해야지, 안 그럼 무슨 소용이람?"


지금 미국에서 테크노가 꽤 강력하잖아. Movement가 약간 앞장서서 계속해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고, 뉴욕에도 굉장히 강력한 테크노 씬이 있고. 이 문화가 어디로 향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기에는 테크하우스 바이브가 주도권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내가 늘 마음에 두고 있는 굉장한 것 한 가지가 EDM 망이 어떻게 그 많은 애들을 일렉트로닉뮤직으로 불러들였는지야. 시작은 Steve Angelo나 deadmau5였겠지만 일단 그 거대한 그물에 한 번 아귀를 잡히면 좀 더 깊이 빠져들기 시작하고, 한 30% 정도는 Dubfire, Richie Hawtin, Adam Beyer나 우리 같은 DJ들을 발견하게 되는 거지. 그러다가 그 중 몇몇은 좀 더 깊이 빠져들고, 루마니아 애들이나 secretsundaze 같은 부류를 발견하고, 점점 더 깊이 빠져드는 거야. 어느 순간 보면 2년 전만 해도 Axwell에 궁뎅이를 흔들고 있던 애들이 이제 Circoloco에 가고 그걸 또 지네 집에 가져가요. 어떤 음식이나 영화에 빠지면 가장 성공적인 위치에 있는 것부터 시작해서 지적 흥미가 발동해서 그 껍질을 파고들다가 그 본질을 더 자세히 알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야. 그게 묘미지. 내 쪽 분야나 테크노에 있는 DJ들 여럿이 완전 EDM 안티야. 하지만 이런 관점에서 볼 수도 있어야 돼. 다들 출발점이 있다는 거야. 말하자면 관문효과를 가진 초기약물이지.



정말 그래! 놓치기가 더 어렵지. 

라디오에서건, 친구들이 다니는 페스티벌에서건, 어디에나 있어. Electric Zoo나 EDC 무대에서 애들을 보면, 내가 트는 스테이지에 넘어와서 Loco Dice의 세 시간짜리 그루브에 뒤통수를 맞는 거지. 걔네가 바뀌는 게 보여. 그러고는 “새로운데?” 하면서 집에 가지. 얼마나 좋아.


맞아. 아무 이유 없이 언더그라운드라고 하는 게 아니라니까. 땅(underground)을 파야 이걸 찾을 수 있는 거야.

딱 그거야! 말이 30%지 그만큼도 엄청난 수야. 우리도 이전과는 비할 데 없는 이득을 보고 있다고. 우리가 어떻게 LA의 Exchange나 대형 클럽들을 가득 채울 수 있었겠어. 하지만 이제 트랜스나 EDM에 빠져 있던 애들이 몇 년 만 지나면 우리를 발견하고 있다고.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의 기반이 바로 그거기도 하고 EDM은 우리에게 그 모든 관중을 만나고 그들 중 일부를 개종시킬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어.


다시 신보 ‘Capital Crimewave’ 이야기를 해보자. 사람들이 놀랄까?

응. 분명 놀랄 거야. 우리의 행적을 따라오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큰 변화는 아니겠지만. Octopus의 팬들 중에는 좀 더 하드한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그들은 이런 실험적인 음악에 좀 더 오픈마인드일 거야. 사람들이 길길이 뛸 것 같지는 않지만 우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팬심을 잃을 수도 있지. 하지만 페스티벌 팬들은 더 생길 거야. 지난 몇 주간 이 음악을 홍보하면서 이미 그렇게 되어가고 있는 게 보여. 우리 음악을 듣는 사람들은 아마 Bonobo나 Modeselektor 같은 부류의 음악도 즐길 거야. 아니면 딱히 구분을 짓지 않고 음악이 좋으면 다 들을 수도 있고.

위험부담은 있어. 그냥 있는 게 아니라 부담이 크지. 하지만 우리는 베드룸 DJ류의 테크노팬들을 몇 잃고 페스티벌에만 다니는 팬들을 얻는 걸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어. 그냥 Beatport Top 10에 든 곡들을 사는 사람들이 전부가 아니라는 건 이미 드러나고 있으니까. 이런 다양성 덕분에 우리는 좀 더 나은 레이블로 성장할 수 있을 거야.


2017년의 또 다른 계획은?

Pirupa 작품 발매를 앞두고 있어. 새로 계약한 아티스트들의 작품도 낼 거고. 진짜 재미있는 친구야. 라이브공연이 진짜 끝내줘. Victor Ruiz의 음반도 낼 거고 Jay Lumen의 EP도 낼 거야. 진짜 괴물 같으니까 기대해. 거의 90년대 트랜스 느낌일 거야. 그 밖에도 뭐가 많아.






Sian은 8월 5일, The Platform MUSIC Festival을 통해 내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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