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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dmau5의 비호를 받고 있는 Rezz, 세계를 정복할 준비를 마치다
내가 원하는 건 그냥 사람들의 삶에 커다란 방점을 찍는 거야
글: Harrison Williams 사진: Will Selviz | 2017-09-26
여기는 토론토의 클럽 Rebel의 백스테이지. Mau5trap 음반사의 1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잔뜩 흥이 오른 2천 명 이상의 팬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레이블의 수장 Deadmau5가 이제 막 그의 셋을 마쳤지만 밤은 아직 길다. 사실 분위기는 이제 막 타오르기 시작했고 무대 앞에는 사람들이 점점 더 몰려오고 있는 중이다. 167의 키에, 마치 운동선수 같은 에너지를 뿜어내며 몸을 잠시도 가만 두지 않는 Isabelle Rezazadeh는 타이트한 블랙진과 흰 티에 큼지막한 진회색 바람막이를 걸치고 있다. 검은 야구모자를 푹 눌러써서 갈색 생머리는 얼굴 양 옆에 가지런히 고정시켰고, 커다란 일렉트로닉 고글도 잊지 않았다. 스위치를 누르니 빨간 불빛이 그녀의 짙은 녹갈색 눈을 가린다. 그리고 그 순간 Isabelle Rezazadeh는 Rezz가 된다.

“이 고글을 쓰면 만화 같은 슈퍼히어로가 돼. 그러면 말 그대로 내 음악과 하나가 되는 느낌이야. 내가 딱히 부끄럼이 많은 건 아닌데 고글을 쓰기 전에는 관중이 날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어. 내가 뭘 표현하려고 하는지 모르거나 이해하지 못한다는 느낌이야. 근데 이게 작동하는 지금은 내 무대장악력이 처음에 시작했을 때와 완전히 달라져서 마치 아예 다른 사람 같아.”





음악을 만들기 시작한지 3년차인 Rezz는 현재 댄스뮤직계의 가장 주목받는 신인 프로듀서다. 업계를 주름잡는 전설적인 아티스트들의 보증을 받고 있으며, OWSLA의 NEST 음반사와 Mau5trap에서 음반을 냈다. 8월에 나온 그녀의 데뷔앨범 ‘Mass Manipulation’은 ‘Diluted Brains’와 ‘Synaesthesia’ 같이 Rezz 특유의 들쭉날쭉함과 부조화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춤추기에 딱 좋은 트랙들로 가득하다. 그녀의 사운드와 미학은 Deadmau5보다는 Hudson Mohawke나 Zomby를 연상시키지만 그러면서도 어째선지 자신의 멘토 Deadmau5의 프로덕션과 같은 드라마를 가지고 있다. 올해 그녀는 Ultra Music Festival과 Ever After Music Festival, Shambhala Music Festival,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Electric Forest에서 공연했고 8월부터 월드투어를 시작했다.

Isabelle은 나이는 22살이지만 시작이 느린 편이었다. 나이아가라폴스(Niagara Falls, 폭포가 아니라 도시다)에서 자란 그녀는 십대일 때만 해도 댄스뮤직에 대한 열정이나 DJ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지역에 있는 소도시에 클럽씬은 없었다. 그녀의 관심사는 친구들과 놀고, 운동을 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었고, 실제로 그녀는 운동에 소질이 있었다. 의사가 되거나 농구선수가 되는 게 좀 더 현실적인 장래희망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유튜브 이곳저곳을 훑어보던 그녀는 두 편의 영상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하나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개막식 때 Tiësto가 공연하는 영상이었고, 다른 하나는 Afrojack 페스티벌 DJ 셋이었다. 처음 들어보는 짜릿한 음질이 그녀에게 신세계를 열어주었다.

“Tiësto의 올림픽 공연영상을 보고 있는데 음악의 소리가 다른 음악에 비해 굉장히 또렷하더라고. 락이라든지, 그때까지 내가 들어왔던 음악은 소리가 좀 더 지저분하고 왜곡되어 있는 편이니까. 그런데 이 새로운 사운드는 너무나 또렷한 거야. 그 즉시 꽂혀버렸지.”

의외로 당시 그녀 자신의 프로덕션에는 까끌까끌하고 거친 느낌이 있었다는 것이 놀랍지만, 아무튼 이런 영상들을 보게 되면서 그녀는 자신의 방을 벗어나 댄스플로어로 향했고, 거기서 그녀의 우상이자 멘토가 될 Deadmau5의 음악을 처음으로 듣게 되었다..

“Deadmau5가 LA의 HARD Day of the Dead에서 공연하는 걸 봤을 때가 18살 때였어. 페스티벌이 끝나고 집에 돌아왔는데 너무 궁금해지더라고. 그러다 어느 날 집에서 쉬고 있는데 Joel이 음악제작과정을 라이브스트리밍하는 거야. 그걸 보는데 그가 만드는 비트는 심플하면서도 중독성있고 리드미컬하더라고.
갑자기 깨닫게 된 게, 어떤 사운드를 선택하든 퀄리티가 충분히 높다면 기가 막힌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거지. 바로 그 순간 스트리밍을 끄고 Ableton를 켜곤 이렇게 되뇌었어. ‘나도 이거 해볼 거야.’ 그 순간이 진짜 생생하게 기억나. 그리고 그때 이후로 뒤를 돌아본 적 없이 달려왔고.”

Isabelle은 자신의 모든 작품을 직접 제작하고 마스터한다. 요즘에는 통 찾아보기 힘든 현상이다. 어렸을 적 스포츠를 하면서 계발된 경쟁의식 덕분에 그녀는 프로덕션 기술을 샅샅이 학습할 수 있었다. “난 언제나 경쟁심이 강했어. 어떤 경쟁에서든지 반드시 이기게끔 스스로를 채찍질해. 뭘 하든지 최고로 잘하고 싶어.”

Rezz는 프로듀싱을 한지 이제 겨우 3년이 넘었는데 이미 메이저 테이스트메이커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Skrillex는 그녀에게 직접 만든 음악을 좀 보내달라고 요청했고, 그 결과 NEST에서 그녀의 데뷔앨범을 발매했다. 1년 뒤에는 Mau5trap이 그녀의 첫 EP를 발매했다. 하지만 Rezz는 성공한 선배들이 그녀의 작품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기뻐하면서도 이제 자신의 음악을 스튜디오 밖으로 가지고 나가는 것에 최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관중이 열광하고 팬들이 내게 반응하는 걸 본다는 건 정말 언제나 나를 겸손하게 만들면서도 근사한 경험이야. 베뉴에 들어가느라 사람들 옆을 지나가기만 해도 잔뜩 흥분해서 난리법석을 피우고, 우는 여자애들도 있고, 내가 세계 최고의 프로듀서라고 말하고, 내가 그들의 삶을 온전히 완성시켜 준다고 말을 해. 팬들이 그려준 그림들도 다 벽에 붙여 놨어. 팬들이 그렇게 반응을 해주니까 내 커리어가 전진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것 같아. 공연 횟수 같은 건 아무 상관 없어. 정말 오래 가는 감동을 주는 건 팬들이 나와 상호작용을 하는 방식이야. 내가 한 번도 꿈꿔본 적 없었던 거지.”

Rezz는 8월부터 캐나다에서 시작해서 미국 전역을 거친 후 뭄바이, 홍콩, 도쿄, 그리고 2018년초에는 유럽을 찍는 ‘Mass Manipulation’ 월드투어를 시작했다.

“나는 사람들이 내가 Deadmau5를 처음 봤을 때, 내가 Skrillex를 처음 봤을 때, Pretty Lights와 Bassnectar를 처음 봤을 때 느꼈던 그대로 느끼게 해주고 싶어.” Rezz의 눈이 빛난다. “그들의 공연장을 나설 때면 느껴지는 게 달라. 영감을 받게 되고, 그냥 노래 한 곡을 들었다는 감상 이상의 뭔가가 느껴져. 사람들이 내 공연을 통해 강력한 자극을 받아서 너무나 큰 충격에 말이 안 나올 지경에까지 이르면 좋겠어. 내가 원하는 건 그냥 사람들의 삶에 커다란 방점을 찍고 그들이 절대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겨주는 거야.”

야망이 크다. 하지만 지금까지 Rezz가 그 짧은 시간 동안 이뤄온 걸 생각해보면 불가능해보이는 꿈은 아니다.

Mau5trap을 통해 발매된 Rezz의 앨범 `Mass Manipulation`은 지금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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