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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그라임씬의 선두를 이끌고 있는 MC와 프로듀서 5인을 만나다
UK에서 다시 한 번 최전선의 입지를 회복하고 있는 그라임의 움직임에 발맞추어 도쿄 시부야에서도 씬이 부활하고 있다
글: Sakura Motonakano & Tomoko Morikawa, Mixmag Japan 사진: Androniki Christodoulou | 2018-05-13
50년대 아메리카나부터 90년대 비보이까지, 일본은 서브컬쳐를 굉장히 잘 소화한다. 그런 일본에서 그라임씬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니 주목할만한 소식이다.

일본의 그라임씬은 UK 그라임이 최초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던 2003년에 오사카에서 태동했다. 몇몇 MC들과 DJ들이 Roll Deep의 ‘Rules And Regulations’ 믹스테잎의 UK 개러지 사운드에 마음을 빼앗기면서부터였다.

2000년대에 MC Dekishi, MC Duff, 고 MC Tacquilacci 등을 필두로 씬이 작게 성행했다가 사라져버렸지만 UK에서 다시 한 번 최전선의 입지를 회복하고 있는 그라임의 움직임에 발맞추어 도쿄 시부야에서도 씬이 부활하고 있다.

그 길을 닦아가고 있는 일본의 프로듀서들과 MC들을 소개한다.





Sakana Lavenda
Royal-T 믹스테잎의 발견이 Sakana의 인생을 바꿔놓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말한다. “나는 원래 일본의 힙합과 d’n’b, 덥스텝을 좋아했어. 그러다가 2012년에 Royal-T의 Cable 실황녹음을 듣게 됐어. 그러고선 5개월 뒤에 그 클럽에 가려고 런던에 갔지.” 얼마 안 있어 그는 자신의 DJ 셋을 그라임으로만 채우기 시작했고, 일본판 Outlook Festival 같은 공연을 하면서 무수한 팬들을 얻었다. 하지만 그의 주된 목표는 그가 현재 몸 담고 있는 세계와 이전에 몸 담았던 세계를 하나로 만드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힙합하는 사람들이 그라임 MC들을 보고 ‘혀꼬였다며’ 조롱하는 경우가 많아. 나는 그 경계를 허물고 그 래퍼들을 우리 세계로 초대하고 싶어. 일본 그라임에는 President T나 Big Narstie처럼 카리스마 있는 MC들이 더 많이 필요하거든.”









Double Clapperz
Double Clapperz는 UKD와 Sinta가 결성한 듀오다. 2012년에 팀을 맺은 두 사람은 Radar Radio와 Rinse FM에서 고정으로 공연을 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았다. “그때는 그라임이라는 게 존재하는지도 몰랐어.” 대학교에서 파티를 열어 힙합과 레게 믹스를 디제잉하곤 했다는 UKD의 말이다. 그러다가 친구의 소개로 Sinta를 만나고 그를 통해 도쿄의 풋풋한 그라임씬을 마주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요즘에는 그냥 그라임이 아니라 이것저것 다 뒤섞인 거야.” Sinta가 단순히 UK의 사운드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영향을 받은 도쿄 그라임씬 아티스트들의 경향을 설명하며 말한다. “우리는 스스로 일본 그라임씬의 홍보대사라고 생각해. 도쿄의 그라임씬이 일본의 힙합씬만큼 커지고 인정받을 때까지 계속해서 음반을 발매하고 새 프로듀서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어.”









ONJUICY
스물 세 살의 MC ONJUICY는 그라임씬에 뛰어든 지 몇 년 되지 않았지만 이미 쟁쟁한 아티스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Elijah & Skilliam이 일본에 왔을 때 같이 무대에 섰어. 그때가 진짜 그라임 MC로서 제대로 한 번 해봐야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던 때야.” 어렸을 적부터 주로 미국의 힙합에서 영향을 받아 랩을 시작한 ONJUICY는 PAKIN의 ‘Gum Project’ 행사에서 섭외가 들어온 것을 계기로 그라임에 눈을 떴다. “내가 발견한 그라임 MC들의 영상을 미친 듯이 파고 들면서 플로우를 연구하기 시작했어. 제일 마음에 드는 MC들의 플로우를 카피하고 그걸 일본어로 바꿔서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었어.” 폭풍 같은 성장세를 탄 ONJUICY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를 걸핏하면 다른 신진 일본 MC들에게 돌린다. “Sir Spyro의 Grime Show를 일본버전으로 만들고 싶어.” Grime Show는 영국 MC들의 플랫폼으로 활약하는 인기절정의 유튜브 쇼다. “일본을 넘어서는 우리만의 그라임씬의 지평을 열고 싶어.”









Carpainter
스물 세 살의 Carpainter는 열두 살에 처음으로 음악을 만들었다. 하지만 음악을 좀 더 진지하게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일본계 영국인 프로듀서인 Submerse가 몇 년 전 도쿄에서 공연하는 것을 보고부터다. 그 후 Carpainter는 퓨처개러지와 덥스텝 같은 UK 기반 사운드 제작에 몰입했다. “처음에는 그라임이 그냥 덥스텝이나 UK 개러지에 MC만 더해진 거라고 생각했어. 그러다 유튜브에서 UK 그라임을 보고선 입이 떡 벌어졌지!” 그는 2012년에 시작한 Trekkie Trax 레이블에서 최근 그라임의 색채에 클래식한 레이브 신스와 초기 Warp풍 플립(pleep)을 더한 2집 앨범 ‘The Returning’을 발매하며 음악에 대한 맥시멀한 접근방법을 선보였다.







PAKIN
PAKIN은 일본 그라임에 있어서 일본 내에서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가장 잘 알려진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스무 살 때부터 MC를 해온 그는 영국을 여행하던 중 버밍엄의 크루 Dark Elements의 눈에 들어 명예멤버로서 유튜브채널 Grime Report에도 등장했고 Youngster 등과도 콜라보 작업을 했다. 일본에서는 자신만의 레이블이자 크루인 GUM Project를 이끌고 있다. “우리 집이 엄청 작은데 거기다가 나만의 보컬 부스를 만들었어. 일어나자마자 녹음을 할 수 있도록!” 그는 일본 그라임씬의 간판으로서 일본인들이 그라임이라는 장르를 즐기는 이유를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고자 한다. “일본의 그라임과 UK 그라임 간에 크게 차이가 없는 것 같아. 물론 우리에게는 우편번호 대란(postcode wars)도 없고 사회이슈도 다르지만 우리도 똑같이 답답함이나 반항심을 표출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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