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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Faust Seoul #2
이태원 언더그라운드 클럽 Faust 이야기 #2
MIXMAG KOREA | 2018-07-06

한국, 이태원에는 수많은 클럽이 있다. 각자가 개성을 뽐내고, 팬층을 만들어내며 경쟁이라면 경쟁을 하는 셈이다. 그중에서도 파우스트 서울(Faust Seoul, 이하 파우스트)는 독특하다. 콘크리트와 에너지 가득한 관객, DJ가 새벽을 보내고 나면 따뜻한 햇볕이 비친다. 동시에 ‘어딘가 접근하기 어려운 이미지’ 또한 덧입혀져 있다. 그러한 파우스트가 올해 4월 27일, 새로운 위치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콘크리트 대신 나무로 이루어져 있지만, 기존 파우스트가 가진 매력은 여전하다. 새로운 파우스트가 어떤 게 바뀌었고, 어떤 건 여전한지. 또 왜 변화를 시도했는지 궁금하다면, 이 인터뷰가 그 의문을 풀어줄 것이다. 준비해간 여러 질문에 관하여 파우스트의 대표인 마커스 L(Marcus L)은 새로운 파우스트의 사무공간에서 천천히,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 인터뷰는 2회에 걸쳐 공개되었으며, 첫번째 인터뷰는 이곳에서 볼 수 있다.




새로운 파우스트를 만들 때 가장 중심에 두었던 건 무엇인가? 사운드 혹은 조명? 물론 이 모든 게 귀결되는 곳은 방문한 사람들의 경험일 거 같긴 하다.


맞다. 그 경험치를 극대화하고 싶었다. 나는 파우스트 외에도 이태원에서 렌탈 스튜디오를 운영하는데, 그 모든 방에 룸 어쿠스틱 세팅을 다 했다. 벽 두께만 봐도 여느 홍대의 작업실보다 두 배 이상 두껍다. 사운드에 욕심이 생기면 끝이 없지 않나. 새로운 파우스트는 전 세계에 각인할 수 있는 수준을 원했다. 일본을 소개할 때 클럽과 언더그라운드 문화는 잘 비추어지는 반면 한국은 성형수술, 화장품 이야기만 하는 게 싫었다. 우리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단 걸 보여주고 싶었고 동시에 언더그라운드 클럽은 뭔가 지저분하고, 지하여야만 한다는 고정관념도 깨고 싶었다. 언더그라운드 클럽이지만, 세련될 수 있는 것 아닌가? 특히 스튜디오에 있는 아티스트들의 지인이 방문했을 때 디자인/사운드 적으로 부끄럽지 않았어야 했다. 한국은 그런 체면치레가 있지 않나.





파우스트의 비주얼적인 이미지의 목표나 방향성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그냥 내가 하는 거다. 하하. 해외의 디자이너에게도 연락해봤지만, 마음에 안 들더라고. 지금 플라이어의 포맷은 매우 만족한다. 일관성과 획일성을 늘 유지하길 원해서 색깔만 바꾸는 식으로 바뀌었다. 필요한 정보만 있으면 된다. 요즘 다른 베뉴들은 영상을 너무 잘 만들지 않나. 우리는 거기까지 해낼 시간도 인력도 없다. 그게 고집과 일관성으로 보였을 수도 있을 거 같기도.





파우스트의 사운드 퀄리티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의외로 언더그라운드 클럽을 즐기던 사람들은 파우스트에 와서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나와 레지던트 DJ들은 아직 새로운 파우스트의 사운드에도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의 사운드의 목표는 ‘스튜디오 퀄리티’인데, 그 기준이 없으니 다들 당황하는 거다. 내가 독일에 가서 키르쉬 오디오(Kirsch Audio) 사무실에 일주일에 세 번 정도 방문하면서 늦은 시간까지 설계를 논하고, 그들이 사운드 세팅한 클럽을 돌아다니며 피드백을 주고받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그쪽에서 생각하는 스튜디오 퀄리티와 내가 생각하는 스튜디오 퀄리티가 다르니깐. 내가 생각하는 스튜디오 퀄리티는 Isolate한 환경이 아닌 Release가 있는-손뼉을 치면 뒤에 울림이 살아있는- 적당한 공간감이 있는 정도였다. 반사음, 레조넌스, 리플렉션을 줄이기 위한 흡음 공사를 하면서 곳곳에 트랩 역할을 하는 것들이 무시무시하게 배치되어 있다. 공사가 마무리될 때쯤 키르쉬 오디오 개발자가 최종 세팅을 위해 한국에 방문하고서는 입이 벌어졌다. ‘SUPER’라고 말하더라. 독일어에서 슈퍼라고 말하면 그것은 곧, 끝을 뜻한다. “마커스, 슈퍼, 슈퍼”. 이후 엔지니어들이 초정밀 마이크를 구석구석 들고 다니며 나타나는 주파수 대역을 스크린으로 보면서 돌아다녔다. 그렇게 예민한 작업을 해야 하다 보니 아무도 일하지 않는 새벽 가장 조용한 시간에 주로 세팅을 하였다. 데드 스팟을 찾고, 피크를 잡고 나를 들려주면 들어보고, 마음에 안 들면 또 조절하는 거지. 사람이 찼을 때도 확인을 해야 하니깐 주말도 같이 보냈다. 우리 클럽을 보면 베이스 트랩들이 다소 다양한 곳에 있다. 그게 다 그들의 노하우와 계산된 결과가 들어 있다. 천정에 달린 스피커는 킥 베이스(Kick Bass)만 나오고, 옆에 달린 스피커는 탑-고음역대-만 나온다. 그리고 어중간한 위치에 놓여있는 탑 같은 스피커는 우리의 아랫도리를 울려주는 서브 베이스다. 감싸는듯한, 이머시브한 사운드가 나온다고 하는 것도, 모든 주파수 대역이 몸을 감고 있기 때문이다. 기둥 뒤를 제외한 모든 곳에서 같은 사운드와 음압을 느낄 수 있도록 서브베이스의 위치를 잡았다. 지금 DJ 부스에 있는 스피커 두 대는 원래 파우스트에서 메인 서브 우퍼로 쓰던 거다. 근데 그게 모니터로 사용되고 있으니…. 현재와 과거의 파우스트 사운드는 그 정도의 격차가 있다. 모니터 우퍼스피커의 위치도 흔치 않은 위치에 놓여 있는데, 그것도 다 정밀히 계산된 위치다.





DJ 부스에도 꽤 많은 설계를 한 거 같다.


모든 설계를 보여줄 순 없지만, DJ 부스와 플로어는 아예 별개다. 거푸집을 만들어 콘크리트를 부었다. 플로어가 얼마나 흔들리던 간에, 부스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겉은 콘크리트지만 속은 다 나무와 철근이다. 겉이 콘크리트인 이유는 아티팩트(Artefact)에서 디자인적 요소에서 오브제의 느낌을 주고 싶어 했다. 뭔가 ‘쿵’하는 느낌이지. 나는 콘크리트 자체를 반대했지만, 불을 켜놓고 보니 한 공간에서 느껴지는 정반대의 질감들이 재미있더라고. 따뜻한 나무 사이에 있는 콘크리트에서 오는 위압감이 있다.





탄즈 바를 따로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


캐주얼하게 와인을 마시고 음악을 들을 공간이 없다고 느꼈다. 동시에 우리가 즐기는 음악을 들으며 커뮤니케이션할 장소를 만들고 싶었기도 하다. 유사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언더그라운드에 이바지하며 만들어나가는 건데, 이것은 곧 큰 커뮤니티다. 그 안에서 소규모의 커뮤니티가 생기려면 대화를 하고, 교류가 일어나야 한다. 그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나아가서는 주말에 일찍 열어놓고, 오고 싶은 사람은 와서 편하게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언더그라운드 문화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편안하게 있을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라는 거지.




로컬 DJ가 플레잉할 때, 룰이 있다고 들었다. 파우스트에서 트는 사람은 3주 전까지 다른 클럽에서 틀지 못하게 한다고.


한국은 DJ가 현저히 부족하다. 물론 찾으면 있긴 있지만, 테이스트가 좁은 점은 아쉽다. 우리가 부킹을 할 때도 부를 사람이 뻔하다. 누구의 친구는 또 다른 누구의 친구다. 그리고 한 명이 일주일 동안 많은 베뉴에서 음악을 튼다.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적으로 접근해보자. 매번 근방에서 공연하고, 같은 사람을 계속 부른다면 아티스트로의 가치가 떨어진다. 그래서 많게는 3주, 적게는 2주의 텀을 잡고 사람이 적든 많든 본인이 만족스러운 피드백을 할 수 있는 셋을 선보이는 공연이 되기를 원한다. 투어 DJ들이야 매주 유사한 셋으로 틀어도 상관없겠지. 사실 이런 룰을 만들 때 내가 총알받이가 될 거로 라 생각했다. 그래서 불만을 가진 사람에게는 설명해준다. 조금 더 에너지를 쏟고, 조금 더 생각해서 하나의 그림을 그린다고 접근을 하면 횟수보다 더 중요한 걸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어린 친구들은 횟수가 많은 걸 더 좋아하지만, 그보다는 더 나은 믹스 하나가 낫다는 생각으로 만들어진 룰이다. 단순히 관중의 입맛에만 맞춘다면 감성주점 DJ와 다를 게 없는 거지. 그 모든 것의 결과는 ‘수요와 공급이 더 많아져야 한다’다. 그러면 우리들의 페이도 달라지고, 사람들이 DJ에게 매기는 가치도 높아지고, 높아진 가치만큼 더 많은 준비를 하겠지. 시장 규모의 문제라고도 할 수 있겠다.





최근 티켓 정책이 좀 독특한데, 카플 친구, 교환학생들 입장료를 디스카운트 해주는 것에는 어떤 이유가 있는가?


우리의 지금 티켓 정책은 이번 달에는 12시 전에는 만 원이고, 그 뒤로 가격이 다르다. 왜 이렇게 차등을 뒀냐를 이야기하려면 우리의 초반 목표를 이야기해야 한다. 더 많은 사람에게 경험하게 해줘야 파이가 늘어난다. 지금 파우스트와 예전 파우스트는 음악 정책은 똑같지만, 색이 아예 다르다. 파우스트가 여전히 있는 동안 피스틸(Pistil), 콘트라(Contra), 베톤부르(Betonbrut), 볼로스트(Volost) 등 다양한 베뉴가 생겼다. 움직임이 생겼다는 느낌을 받는다. 동시에 많은 베뉴가 생기고, 베뉴가 각자의 위치에서 지인 장사가 아닌, 닿지 않는 사람까지 끌어들일 수 있다면 건강한 씬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지금 언더그라운드의 현주소는 최대 500명, 어쩌면 더 적은 거 같다. 우리가 새로운 티켓 정책을 만든 이유도 비슷하다. 파우스트의 목표는 해밀턴 호텔 뒤쪽 거리를 걷는 일반인이 들어와도 즐길 수 있는 베뉴다. 그래서 그들이 만족할 만한 인테리어 요소도 맞췄다. 새로운 파우스트 첫 도안은 콘크리트 스타일이었는데 수정을 요청했다. 일반인이 와도 어울릴 수 있는, 부담이나 압박이 없는 곳이어야 했던 거지. 스타일리쉬와 미니멈, 모더니즘이 들어가 있어야 했었다. 그렇게 완성한 지금 파우스트는 옛날 파우스트와는 다르지만, 그 아우라는 살아있다. 탄즈 바는 테크노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머물 수 있는 공간이어야 했고, 그렇게 만들었다. 교환학생, 카플 친구도 맥락이 비슷하다. 그중 교환학생 할인 정책은 내 유학 시절이 반영되었다. 500원짜리 하나에도 벌벌 떨던 유학 시절을 떠올리면서 한국에서 클럽 문화를 가장 많이 즐겨왔지만, 쉽게 돈을 쓸 수 없는 사람들을 올 수 있게 만든 거다.




한국 클럽의 티켓 정책에 관해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


얼마 전 일본 콘택트(Contact)를 갔다 왔는데, 일본 클럽은 재입장이 불가능하다. 매니저에게 그 이유를 물어봤더니, 첫 번째로 모든 클럽이 그렇고, 두 번째로는 주변에 편의점이 많아서 사람들이 술을 나가서 먹고 온다고 하더라. 재입장 불가는 일본의 모든 클럽이 단합했기에 가능한 거다. 그 얘기를 듣고 한국에 돌아왔는데 짜증이 났다. 돈을 쓸 때 7천 원짜리 커피를 마실 땐 아까워하지 않으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문화에서는 게스트를 원하고, 프리 드링크를 원하는가? 그러면서 뉴스에서 또 임금 인상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 거다. 클럽 바깥은 전부 올라가고 있는데, 왜 클럽은 멈춰있지? 로컬 아티스트는 해외보다 더 싸고, 가격은 옛날과 지금이 똑같다. 다른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남들도 그렇게 하니까 멈춰있는 거다.




아티팩트 블로그에 새로운 파우스트의 기록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건설기를 블로그에 올린 이유가 궁금하다.


아티팩트 측에서 나에게 이야기했던 게, 항상 클라이언트의 원하는 바를 맞춰서 작업해야 했다고 했다. 그렇지만 본인도 언더그라운드의 향수도 있고, 새로운 걸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그걸 알려주고 싶었던 거다. 나와 이야기를 하면서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 드는 순간이 종종 있었다고 하더라. 자기가 잊고 있던 걸 다시 깨달았단 이야기를 술만 먹으면 하더라고. 취중 진담인진ㄴ 모르겠지만, 우리가 들인 공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많다.




‘네가 찾던 그곳’은 어떤 의미의 문구인가.


다양한 장르를 찾아 듣는 사람들이 조금은 더 늘어났다고 생각한다. 그 와중에 손이 닿지 않은 누군가.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과 코드를 찾는 사람이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 메시지를 처음부터 지금까지 늘 남겨주고 싶었다.




지금의 파우스트는 그러면 ‘당신이 찾던 그곳’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는가?


하고 있다. 조금 문호를 열었다는 방면에서 맞는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


지금까지 말한 방향으로 흘러갔으면 좋겠다. 탄즈 바에서는 신인의 믹스를 받은 이유가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고 싶어서이다. 베를린에 있을 때 바에서 틀다 보면 누가 와서 술을 권하고 이야기 나누며 음악을 틀고 그런 프리한 느낌. 또한, 언젠가 구매해놓고 한 번도 못 틀어본 음악들을 틀어보는 그런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실험 아닌 실험을 할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란다. 다른 계획이라면 아메니아의 EP가 준비되어있고, 3주년을 맞이해서 컴필레이션을 준비할까 싶다. 레지던트 DJ가 많아져서 2 LP를 찍어야할 거 같은데, 2장짜리의 LP 앨범은 아무도 안 살 거 같아서 고민 중이다. 하하. 동시에 로컬 아티스트들을 해외에 보내려고 한다.




당신이 생각하는 끝내주는 트랙은 무엇인가?


트랙을 사서 모니터링을 했을 때랑 플로어랑 들었을 때의 차이가 허를 찌르는 트랙. 독일에서 키르쉬 오디오가 아주 잘 세팅되어있는 베뉴에서 사운드 테스트해보라고 해서 음악을 틀었는데 부스에서 내려올 수가 없었다. 듣지 못했던 사운드가 들리는 거지. 이렇듯 나를 놀라게 하면 X되는 음악이다. 내가 놀라면 관중들도 놀라겠지.





아래에서 파우스트의 새로운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나보자. 클럽 파우스트 리뉴얼 포스팅은 이곳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글/진행 심은보(shimeunbos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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