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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들과 LGBTQ+ 커뮤니티, 혁명의 날로 모여 트럼프 반대 레이브를 열다
인종과 성, 동성애를 차별하는 Donald Trump는 떠나라!
글: Jeremy Abbott 사진: Seb Wheeler | 2018-07-23
영국이 Donald Trump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Donald Trump의 생각에 영국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보면 소통의 실패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것 같다.

미 대통령은 최근 브뤼셀에서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영국은 나를 아주 좋아한다. 이민정책에 대해 나와 동의하는 것 같다.” 하지만 7월 13일, 25만 명의 사람들이 런던의 거리(외 다른 지역들)에 몰려나와 Trump의 방문을 반대하는 시위를 했다. 그들의 손에는 `망할 긴팔원숭이(Shit Gibbon)`, `히틀러인가봉가(Wotsit Hitler)`, `인간쓰레기(Wasteman)`, `주황머리 개새끼 꺼져라(Piss off you orange bastard)`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이 들려있었다.

Stop Trump 시위로 영국의 수도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모두가 리젠트 스트리트(Regent Street), 옥스퍼드 서커스(Oxford Circus), 트라팔가 광장(Trafalgar Square)에 모여 "인종과 성, 동성애를 차별하는 도널트 트럼프는 떠나라(Donald Trump, go away, racist, sexist, anti-gay)"를 연호했다.

데모에는 여성의 행진(women`s march) 및 일반행진뿐 아니라 LGBTQ+ 역시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그들의 집결지는 Soho Radio 밖이었다. 물론 소호(Soho)는 오랫동안 런던에서 가장 잘 나가고 가장 붐비는 게이 및 레즈비언 바와 클럽들이 자리해온 곳이기도 하지만 Trump가 와 있는 이 순간만큼은 베뉴를 벗어나 거리로 나갈 시간이었다.


Block 9의 공동 설립 및 운영하며 Glastonbury만의 게이 파라다이스이자 아마도 우리의 최애클럽인 NYC Downlow의 두 브레인 중 한 사람인 Gideön이 열두 시간 짜리 뮤직마라톤이자 스트리트파티인 Revolution Day를 주최했다. 세계 최고의 DJ들이 모여 밤낮으로 음악을 틀고, 공중파를 통하는 것뿐 아니라 방송국 바로 밖에 있는 그레이트윈드밀 스트리트(Great Windmill Street)에 대고 직접 방송을 한다는 것이었다.

수백 명이 사람들이 모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드랙 차림을 한 사람들, 기상천외한 의상을 입은 사람들, 티셔츠에 반바지를 입고 한 손에는 맥주를 든 사람들… 너나 할 것 없이 하나 되어 춤을 추고, 시위를 하며 반란을 일으켰다. 그들이 반대하는 것은 비단 Donald Trump만이 아니었다. 브렉시트와 토리당(Tory), 그들이 매일의 삶 속에서 마주하는 온갖 폐단들에 대한 반항이었다. DJ 라인업은 Seth Troxler, Jackmaster, Eats Everything, Gideön, Prosumer, Hannah Holland, Midland, Breach 등 쟁쟁한 이름들로 빼곡히 채워졌다.

댄스뮤직의 역사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 근원이 Trump가 무너뜨리려고 하는 것과 같다는 것을 모를 수 없다. Trump 시위는 중요했다. Revolution Day는 중요했다. 피켓을 만든 사람들, 공통의 관심사로 모여 낯선 이들과 함께 춤을 추고 행진을 한 모든 사람이 중요했다.

우리는 Revolution Day에 참여한 몇몇 DJ들과 대화를 나누며 현재의 정치적 풍토에 대한 그들의 생각과 목소리를 높이고 음악을 널리 알리는 그들의 역할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또한 Trump에게 이곳 영국에서 우리는 당신을 `아주`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기 위해 Trump 반대 댄스를 췄다.




"음악은 정치적이야. 예술은 정치적이고, 인생은 정치적이야. 거기에 관여를 하지 않는 사람은 숨 쉴 공기도 아까워."


SETH TROXLER
Trump 시위를 왜 하냐고? 안 하는 이유는 뭔데? 지금 파시즘이 아주 뜨고 있어. 아주 웃기는 일이야. 왜냐하면 다들 파티를 즐기고, 유스컬처를 즐기고, Mixmag을 팔로우하면서 그런 뉴스는 안 보니까. 지금이 얼마나 긴박한 상황인지를 몰라. 미국 정부와 파시즘 행정부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데 말이야. 나는 개인적으로 유색인종으로서 이런 사람들의 정책에 직접 영향을 받거든. LGBT 커뮤니티 등 우리의 문화의 수많은 사람들이 다 엄청나게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그들 중 어떤 이들에게는 이게 정말 생사가 달린 문제야. 그냥 누군가를 선출했는데 무슨 일이 생겨서 나가리가 된다거나 하는 그런 문제가 아냐. 전세계에 파급력을 행사하는 문제고, 다른 사람들에게 한 배를 탈 수 있는 길을 알려주는 문제야. 그러니까, 삶과 자유를 계속 누리고 싶으면 우리 자신을 위해 일어나 맞설 필요가 있다는 거야. 그러다 성공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역사와 시대의 이야기에서만큼은 시도는 해보았노라고 말할 수 있을 테니까.

댄스뮤직은 Trump에 저항해야 해. 문화사회는 언제나 그래 왔으니까. 우리로서는 항의 안 하고 입다물고 있는 게 미친 거지. Stonewall에서 어땠는지, 언더그라운드뮤직이 어쩌다가 언더로 가야 했는지를 보면 바로 그게 저항의 한 가지 형태거든. 지금 당장은 우리의 음악을 통해서 저항을 하고 있는 거고. 우리의 예술은 우리가 근본적인 개혁을 이루고 사회를 형성하는 방법이어야 해.



우리 업계는 수십억 달러가 오가는 곳이야. 우리가 그 자원을, 우리의 아이디어를 사용하고 손을 뻗는다면, 지금 Mixmag이 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야, 그러면 정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야. 최소한 사람들이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될 거고. 재미있는 일도 아니고 매번 게임처럼 할 수도 없어. 나가서 놀고 파티하는 건 재미있지. 하지만 삶은 계속되고 있고, 현실이라고. 그 현실에 관여를 해야 한다는 거야.

파티는 아주 효과적인 저항수단이야. 파시즘에 대항할 때 특히 더. 왜냐면 그들이 억압하고자 하는 게 바로 자유거든.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자유를 표현해야 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자유와, 우리 자신답게 살 수 있는 자유 말이야. 지금 우리가 있는 이곳 소호, 이 게이들의 구역은 저항을 위한 문화적 메카이고, 모든 것을 위해 일어나 맞설 수 있는 곳이 되고 있는 거야.

댄스뮤직은 정치적이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X까라 그래. 자기는 아무 것에도 관심이 없는 ‘A’ 타입이라고 그렇게 쉽게 말하지. 아니면 그걸 그냥 풍자로만 사용하는 지상주의자거나. 개소리들이야. 음악은 정치적이야. 예술은 정치적이고, 인생은 정치적이야. 거기에 관여를 하지 않는 사람은 숨 쉴 공기도 아까워.

Trump에게 전할 말은 없어. 진짜 할 말이 없거든. 그가 하는 행동들 때문에 내 안에서 화가 치밀어 올라. 쓸데 없는 분노를 일으키는 사람이야. 슬픈 일이지. 지금 우리는 이상하고 냉담한 침체기를 살고 있어. 정작 자기 자신은 우울한지도 모르지만 매일매일 벌어지고 있는 이 모든 일들이 우리를 엄습해. 아이리시 타임즈(Irish Times)에서 Donald Trump에 대한 기사를 읽었는데 Madeleine Albright이 쓴 책 파시즘(Fascism)에 나오는 내용이랑 똑같아. 그러면서 이게 자기들 방식이래.

우선은 사람들을 무디게 만들어. 우리가 누군지에 대해 둔감하게 만들어버린 뒤 하나하나씩 경계를 넓혀가는 거야. 그렇게 가다 보면 어느새 사람들이 서로를 쳐다보지도 않아. 누가 누군지는 전혀 중요하지도 않게 되는 거야. 우리를 놓고 파시즘을 시험하고 있는 거야. 인류에게 그런 악을 가하는 사람한테 대체 무슨 말을 해줘야 할까? 우리 정신 차려야 돼. 안 그러면 다 망해.

그게 진실이야.




"댄스뮤직이라면 Trump에게 저항해야 해. 그의 정책 자체가 우리의 본질을 거스르거든. 다른 사람을 포용하고, 우리가 원하는 걸 마음껏 할 수 있는 자유 말이야."


WES BAGGALEY
내가 Trump 반대시위를 하는 이유는 우리가 그 헛짓거리를 참고 싶지 않다는 걸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인종차별, 여성혐오, 거짓말들 말이야. 마침 Trump가 영국에 왔으니 그를 겨냥한 거지만 이건 브렉시트에 대한 시위이기도 해. 우린 그것도 정말 못마땅하거든. 가능한 많은 인원들이 함께 하는 걸 보여주는 게 중요한 것 같아. 사람들이 참여하고 거리로 함께 나가는 게 정말 중요하거든.

댄스뮤직이라면 Trump에게 저항해야 해. 그의 정책 자체가 우리의 본질을 거스르거든. 다른 사람을 포용하고, 우리가 원하는 걸 마음껏 할 수 있는 자유 말이야. 그의 성명서대로라면 포용도, 자유도 끝장이야. 이게 망할 Theresa May와 Trump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였으면 우리 모두 집구석에 처박혀서 뜨개질이나 하고 있지 뭐 하러 나왔겠어?

파티는 효과적인 저항수단이야. 가볍게 춤추는 시간이면서도 사람들을 한 곳으로, 한 마음으로 모아주거든. 파티는 결속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보여줘. 하나의 운동이고, 결국 애시드하우스도 그렇게 시작했잖아. 80년대에 토리당이 권력을 잡고 사람들을 짓밟던 시절에 파티는 우리가 그걸 가만히 참고만 있지는 않겠다는 걸 보여줬어.

댄스뮤직은 절대적으로 정치적이야. 시작부터가 정치적이었어. 하우스뮤직도 그렇게 시작했고. 디스코는 억압 받던 흑인들과 게이들로부터 탄생했어. 원래부터가 늘 사람들의 탈출구였고, 지금도 마찬가지야. 굉장히 정치적인데,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댄스뮤직을 좋아한들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거야.

Trump한테 하고 싶은 말? 당장 꺼져. 집에나 가버리라고. 아냐, 미국에 돌아가는 것도 좀 그렇다. 그냥 지구상에서 사라져버려.




"이건 포퓰리즘에 반대하고, 독창성을 억압하는 역행하는 정치적 관념에 반대하고, 동성애혐오와 여성혐오에 반대하는 시위야."


DAN BEAUMONT
나는 오늘 여러 가지 이유로 이곳에 왔어. 하나는 NYC Downlow의 Gideön이 나한테 이걸 꼭 해야 한다고 해서야. Gideön은 짱이니까 그의 말은 무조건 들어야 되거든. 그리고 두 번째는 나는 이게 꼭 Trump에 대한 시위만이 아니라고 생각해. 이건 포퓰리즘에 반대하고, 독창성을 억압하는 역행하는 정치적 관념에 반대하고, 동성애혐오와 여성혐오, 트랜스포비아, 인종차별 등 헛짓거리에 반대하는 시위야. 내가 볼 때 런던 사람들 대부분의 가슴 속에 최소한 다 같이 모여서 “우린 좋은 것을 지지하고 나쁜 것에 반대한다”고 외치는 시도라도 해보고 싶어 하는 열망이 이미 있었던 것 같아.

다들 같은 말을 하겠지만 진짜 댄스뮤직은 Trump에게 저항해야 해. Trump가 반대하는 게 댄스뮤직의 유산 자체니까. 무시 받던 커뮤니티가 자기 목소리를 찾는 것, 각자의 일생을 살아오던 사람들이 단결하는 것, 여성과 유색인종, Trump가 반대하는 그 모든 게 우리 댄스뮤직의 정신이지.

자기가 가진 돈과 발언권을 가지고 투표를 하고 시위를 하는 거야말로 가장 효과적으로 저항을 할 수 있는 방법이야. 춤추는 건 그냥 춤추는 거지. 내 생각에 어떤 댄스뮤직은 정치성이 없고 또 어떤 댄스뮤직은 정치적인데, 어쨌든 난 Trump한테 하고 싶은 말이 진짜 없어. 듣지도 않는 사람한테 말해 뭐해.






GIDEÖN
나는 돈과 사리사욕, ‘평균’이라는 자신들만의 좁은 스펙트럼을 벗어나는 모든 것에 대한 혐오감으로 움직이는 우익 무뇌들이 우리의 정치체계를 강탈해가는 게 정말 구역질이 나. 브렉시트와 Trump는 동전의 양면 같은 존재들이야. 아직도 우리의 기억 속에 생생한, 유럽의 유대인들 6백여만 명의 대량학살을 일으켰던 정신과 크게 다르지 않아. 지금 서방세계에서는 내셔널리즘과 ‘이방’의 것에 대한 혐오가 몰아치고 있어. 이 나라의 젊은이들이 긴급히 모여서 이 쓰레기 같은 정신에 저항해야 한다고 봐.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평생 그 결과를 떠안고 살아가게 될 거야. 음악계에 영향력을 가진 내 지인들 모두가 뭔가를 해야 한다는 책임감, 젊은이들이 잠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지금 이 순간 벌어지고 있는 일에 동참할 수 있게끔 동기부여를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통감하고 있어. 그러니까 내가 모두에게 연락해서 ‘내가 하는 Stop Trump/Fuck Brexit 행사에 와서 음반 몇 장 틀어라’고 했을 때 다들 알겠다고 즉답을 날린 거고.


주소록을 뒤져보면서 Soho Radio에서 하는 내 SohoJams 쇼 게스트로 참여했던 DJ들에게 빠짐없이 메시지를 날렸어. 이번에 참여한 아티스트들은 모두 친구들이거나, 공범자들이거나, 내가 그들의 음악을 너무 좋아해서 꼭 부킹을 하고 싶었는데 한 번도 기회가 없었던 사람들이야. 예전에 내가 Block9의 아트파트너십의 일환으로 Glastonbury 섭외를 했던 친구들도 있고, NYC Downlow에서 배웠거나 기여를 했던 친구들도 있어. 그 모두가 브렉시트와 Trump, 토리당에 저항하기 위해 연합한 거야!

댄스뮤직은 그 본질부터가 사랑과 연합, 하나됨, 타인과 동시에 같은 것을 느낄 때의 그 기쁨을 대변해. Trump는 악독한 혐오로 가득한 사람이야. 사람들을 분열시키는 존재고, 인종차별주의자, 동성애혐오자, 거짓말쟁이, 사기꾼이야. 우리는 음악으로 혐오를 이길 수 있어. 음악은 언제나 저항을 위한 무기가 되어 왔고, 앞으로도 늘 그럴 거야. 새로운 사실이 아니지.

파티를 하는 행위는 함께 모여서 계층과 인종, 신조, 젠더, 성 정체성 나누기를 거부하는 행위야. 브렉시트와 내셔널리즘, 인종차별, 혐오를 이기려면 하나로 모여서 함께 해야 하고, 우리가 함께라면 그들보다 강력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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