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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적인 활동명을 버리고 자신의 진정한 사운드를 찾은 Charlotte De Witte
2년전쯤부터 본격적으로 음악적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글: Tracy Kawalik 사진: Urszula Soltys | 2018-07-26
Charlotte de Witte의 외모는 George라는 이름과 썩 잘 어울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최근까지만 해도 그녀는 George라는 이름으로 디제잉과 프로듀싱을 했다. Charlotte은 말한다. “어렸고, 자신이 없었지. 섭외가 될 때까지 내가 여성프로듀서라는 사실을 굳이 밝히고 싶지 않았어.”

Raving George로서 거둔 성공은 엄청났다. 유튜브 검색을 해보면 2015년에 발매된 ‘You’re Mine’의 조회수가 자그마치 천이백만 회를 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얼마 후, 그녀는 더 이상 참지 않았다. “결국 ‘아 ㅅㅂ 알게 뭐야!’ 하게 되더라. 6년을 디제잉을 했고 이제 내가 여자란 것도 다 알고 있는데 남자이름을 뭐 하러 쓰겠어? 처음부터 멍청한 생각이었던 거지.”

그리고 3년 전부터 자신의 본명을 사용하기 시작한 그녀는 본격적으로 아티스트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활동명을 바꿈과 동시에 일렉트로에서 테크노로 전향한 25살의 Charlotte은 Tiga의 Turbo Recordings, Sleaze, Novamute 등의 레이블을 통해 음반을 발매했고 DC10과 Oasis Festival의 피크타임에 공연을 했다. Adam Beyer는 그녀를 Awakenings에 섭외하는 등 동료 DJ들까지도 팬으로 만들어버리는 실력이었다.





우리는 Charlotte의 나잇파티 KNTXT의 3년을 기록하기 위해 그녀의 고향 브뤼셀에 있는 한 펍에서 만났다. 초저녁을 밝히는 촛불과 술잔들이 가득한 테이블들 사이로 다가온 그녀가 9년 전에 겐트(Ghent) 근처에 있는 한 유스클럽에서 처음으로 CDJ를 만지게 된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한다. “Len Faki와 그가 리믹스한 Dustin Zahn의 ‘Stranger To Stability’ 덕분에 테크노를 알게 됐어. Len Faki의 음악을 처음으로 들었을 때 내 반응은 ‘이게 무슨 음악이지? 말도 안 되게 좋잖아!’였어.”

첫 테크노공연은 물론 위태위태했지만 (“그전까지 CDJ를 만져본 적도 없었고, 트랙셀렉션은 노답이었고, 내가 뭘 하고 있는 건지도 잘 모르겠더라. 그 자리에 친구들이랑 스탭들 몇 명 밖에 없었으니까 망정이지.”) Charlotte은 상당히 빠르게 방향을 잡아가기 시작했고 불과 1년 뒤에 Radio Brussels의 라디오쇼에 출연했다.

이제는 살인적인 투어일정으로 인해 집에 있는 날이 거의 없지만 그럼에도 Charlotte은 여전히 토요일 밤마다 공연 녹음을 하고 있다. R&S와 Bonzai Records 등 벨기에의 쟁쟁한 레이블의 신인들을 응원하는 그녀는 자신이 탄생한 고향의 씬을 열렬하게 지지하고 응원한다. “벨기에음악을 점점 더 깊이 파고 있어. Bonzai의 25주년을 위해 리워크 작업도 했어. 공연을 할 때처럼 셋 플레이 때도 마지막에는 오래된 명곡들을 트는데 그러면 사람들이 아주 미치거든. 그러면 나는 ‘예이~ 이거 우리나라 노래다~’ 하지!”





발목까지 내려오는 Vetements 블랙 트렌치코트와 심플한 검은색 아디다스 스웻셔츠를 입은 Charlotte의 헝클어진 머리카락 사이로 그녀의 아름다운 초록색 눈동자가 빛났다. “라디오쇼를 잠깐 하다가 대회에서 우승을 해서 Tomorrowland에 가서 공연을 할 수 있게 됐어.” 그러나 갑작스러운 성공에는 아니꼬운 시선이 따랐다. “갑자기 누구나 다 Raving George를 알게 된 거야.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Tomorrowland와 I Love Techno 같은 행사에서 17살짜리가 공연을 하는 걸 가만히 두고 보질 못하겠나 보더라고. 페이스북에 내 안티단체까지 생길 정도였어! 사람들은 ‘아, 쟤 분명 매니저랑 잤다’라거나 ‘몸매감상용으로 섭외됐다’라는 말들을 했어.”

음악의 어두운 단면에 깊이 매료된 Charlotte은 본명으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본연의 스타일로 돌아갔고 솔직하고 과감하게 테크노에 접근했다. 그리고 이것은 그녀의 시그니처 스타일이 되었다. “좀 더 상업적인 유형의 음악을 들으면 그 의도를 딱 알 수 있잖아.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춤추게 하려는 거. 하지만 나한테 테크노는 훨씬 더 정서적이고 복잡해. 그 구조와 그 이면에 있는 사상에 모든 게 다 들어가 있어.”





거칠고 강렬한 음악을 하는 프로듀서라도 그의 성격은 완전 딴판일 수도 있다는 것은 이제 하도 이야기해서 입이 아플 지경이지만 Charlotte의 태도는 그녀의 DJ 셋들이나 프로덕션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녀는 15미터 떨어진 DJ 부스에서도, 바로 앞 손 뻗으면 닿을 거리에서도 숨이 멎을 듯한 매력을 뿜어낸다. 어떻게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따뜻하고 재미있는 그녀는 쉴 새 없이 이야깃거리를 쏟아낸다. 차 안에서는 레게를 듣는다는 이야기를 하더니만 세금정산에 대한 장황한 이야기를 늘어놓고, 이번에는 최근에 했던 공연에서 팬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아이폰 영상을 신이 나서 보여준다. 올해 Tomorrowland에서는 부모님을 공개할 예정이라 ‘엄청 기대된다’고 한다. “사실 우리 아빠가 EMI에서 일해. 내가 처음 디제잉을 제대로 시작했을 때 아빠가 어떤 바이닐을 사가지고 와서 나한테 줬어. David Guetta였어! 아빠는 이렇게 말했어. ‘자, Charlotte. 너 DJ지? 이게 니 음악이야.’” 그녀가 웃음을 터뜨린다. “내가 하는 음악을 엄마아빠가 이해하게 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지.”



Charlotte이 2017년의 고공질주를 돌아보더니 성공을 예감하긴 했었지만 그렇게 빨리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다고 말한다. Awakenings에서의 데뷔, DC10와 런던의 특급 베뉴 Printworks와 Junction 2에서의 공연들을 하고 다니 잠시도 숨돌릴 틈이 없었다. 2018년 공연일정 역시 마찬가지다. 인터뷰 당일에는 따끈따끈한 EP를 냈고, Sonus와 Sónar 공연이 공식화되었으며, Tomorrowland에서는 KNTXT 나잇파티로 자신만의 스테이지를 꾸린다. 벌써부터 쉴 생각을 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Charlotte이 웃음을 터뜨리며 말한다. “내년 1월까지 아무것도 안 하고 모래밭에 누워서 태닝만 할 거야. 더 이상 뱀파이어처럼 보이고 싶지 않다고!” 피부색에 대한 투정만 제쳐두면 그녀는 DJ로서의 혹독한 삶이 그렇게 고되지만은 않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 한다. “내가 꿈꿔왔던 삶이야.”





몇 시간 뒤 우리가 벨기에의 테크노 발할라인 Fuse 밖으로 나오자 수많은 팬들이 KNTXT의 3주년 기념파티에 앞서 자갈길 골목 여기저기서 간단한 식사로 배를 채우고 있다. 공연 티켓은 매진되었다. 인터뷰 초반에 Charlotte은 이렇게 말했었다. “나는 내 트랙을 트는 걸 별로 안 좋아해. 관중을 보면서 계속 이런 생각만 하게 되거든. ‘좋아, 다들 즐기고 있나? 저 사람은 춤 안 추잖아. 왜 안 추지?” 하지만 막상 그녀가 그때까지만 해도 아직 발매되기 전이었던 ‘Kuda’로 첫 포문을 열고 이어 타협이라고는 맛볼 수 없는 칠흑 같이 어둡고 황홀한 테크노의 통렬한 셋을 펼치자 그런 생각은 전혀 근거 없는 불안감이라는 것이 확실해진다. 오늘밤 라인업에는 세 명의 DJ들이 더 있지만 관중의 반응으로 보건대 (그들 중 다수가 오늘밤 입장을 하기 위해 정가의 세 배를 주고 티켓을 구매했다) 다들 Charlotte을 보러 온 게 분명하다. 땀에 젖은 얼굴마다 미소가 가득하다. Spencer Parker의 ‘Shape Fascination’의 Setaoc Mass 믹스로 분위기가 절정에 이르자 Charlotte의 몸짓에 맞춰 연기와 레이저가 일제히 관중을 향해 뿜어져 나간다. “너무 피곤해서 뻗을 것 같을 때라도, 집에서 너무 멀리 떠나와서 슬플 때라도, 남자친구랑 친구들이 보고 싶을 때라도, 그 문을 딱 열고 음악을 느끼기 순간 ‘아! 여기가 내 집이다’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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