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rning Man에 다녀온 친구들이 그 초월적인 경험을 재잘거리는데 생소한 표현들이 툭툭 튀어나오는 바람에 대화내용을 따라가기 힘들었던 적이 있을 것이다. 이제 Burning Man에서만 쓰이는 단어들을 알아볼 기회가 왔다. ‘버너(Burner)들의’ 글로벌 커뮤니티에서 너무나 깊이 뿌리를 박은 이 어휘들이 아직까지 미리엄웹스터(Merriam-Webster) 영어사전에 등재되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다. Burning Man의 단어와 문구들을 전부 소개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표현들 몇 가지를 모아보았다.
[사진제공: Nicola Bailey, Scott London, Philippe Glade, Galen Oakes, Marco Cochrane]
Burning Man 10계명 (10 Principles of Burning Man)
지금은 고인이 된 Burning Man의 설립자 Larry Harvey가 정한 원칙으로 Burning Man 이벤트의 정신 전체의 뼈대를 이루고 있다. Burning Man 10계명은 근본적 포용(radical inclusion), 선물하기(gifting), 탈상품화(decommodification), 근본적 자립(radical self-reliance), 근본적 자기표현(radical self-expression), 공동의 노력(communal effort), 시민 책임의식(civic responsibility), 흔적 남기지 않기(leaving no trace), 참여(participation), 즉시성(immediacy)이다.
앤세스터-선조 (Ancestors)
지면 근처의 뜨거운 에어포켓이 지면 위 차가운 공기 사이로 빠르게 상승할 때 형성되는 원뿔모양의 회오리 먼지바람이다.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크기가 다양하며 파이우트족(Paiute)은 이것이 그들의 조상의 영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스트 데빌(dust devil)`이라는 표현은 실례다.
아트카 (Art Cars / Mutant Vehicles)
Harvey가 ‘화가 Miro의 그림처럼 장엄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Playa를 횡단하는 예술작품’이라고 표현한 아트카는 절묘하게 개조되고 장식된 차량들로, Burning Man 체험의 초석으로 자리잡았다. 아트바이크 역시 자전거를 개량한 것이라는 점만 빼면 아트카와 비슷하다.
블랙록시티 (Black Rock City / BRC)
해마다 열리는 Burning Man 축제를 위해 Black Rock Desert에 일시적으로 세워졌다가 사라지는 가상의 도시다. Black Rock City, LLC는 1999년 2월 4일 Larry Harvey와 Jerry James에 의해 설립되었다.
버너 (Burner)
Harvey의 10계명을 페스티벌 동안만이 아니라 평소의 라이프스타일에도 실천하는 Burning Man 열성가들이다.
콜렉소더스 (Collexodus)
집으로 돌아가는 참가자들로부터 남은 물과 베이컨, 화장지, 술, 약, 파티용품등을 받아 해체 및 청소팀에게 분배하는 과정이다.
다크타드/다크워드/스피드범프 (Darktard/Darkwad/Speed Bump)
전자발광선이나 헤드램프 등 제대로 된 조명 없이 밤중에 Playa를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다.
디폴트월드 (Default World)
Black Rock City 밖 나머지 세계. 외부인들에게는 ‘현실세계(the real world)’로 알려져 있다.
DMV (Department of Mutant Vehicles)
그렇다. Burning Man에도 DMV가 있다. 모든 아트카는 DMV에서 정식 승인과 증명을 받아야 축제에 입장할 수 있다.
기프팅-선물하기 (Gifting)
Burning Man이 교환경제라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선물경제(gifting economy)다. Harvey의 핵심원칙 중 하나인 기프팅은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다른 참가자에게 물건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다. 칵테일부터 딤섬까지, Playa에서 선물할 수 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화폐로 살 수 있는 것은 얼음과 커피뿐이다.
자바카우-자바황소 (JAVA COW)
Playa에는 Man을 불태우는 날 아침 해가 뜰 때 황소인간이 나타나서 참가자들에게 커피를 권하며 “크림 넣을래, 설탕 넣을래?”라고 묻는다는 도시괴담이 있다.
문워커 (Moonwalker)
비몽사몽인 상태에서 정처 없이 Playa를 돌아다니고 가끔 축제가 끝난 뒤에도 한참을 머무는 참가자를 말한다.
MOOP
“Matter Out Of Place(외부물질)”의 앞 글자를 딴 MOOP은 그냥 쓰레기만이 아니라 Playa 외부에서 온 버려진 물건들을 총칭한다. 물과 오렌지껍질, 음식물 부스러기, 배설물도 전부 MOOP으로 간주된다.
노즈테이터 (Nose Tators)
Playa의 먼지(아래 참조)와 콧물의 조합에 의해 콧속에 형성되는 작거나 중간 크기의 덩어리.
옵테이니엄 (Obtainium)
땅에서 줍거나 기프팅을 통해 획득한 물건을 말한다.
플라티나 (Platina)
우리가 Burning Man에 가져오는 모든 것들을 결국 덮어버리고 마는 플라야더스트의 아리보리색 막이다.
플라야 (Playa)
‘해변’을 뜻하는 스페인어로, Black Rock City가 세워진 메마른 호수바닥을 지칭하다가 애정 어린 별칭이 되었다.
플라야치킨-플라야의 닭 (Playa Chicken)
Playa에는 Black Rock 사막에 살고 있다고 전해지는 사악한 육식성 닭에 대한 전설이 있다. 설명하기 어려운 사건들의 희생양으로 이용된다. 남자친구가 안 생긴다고? 이게 다 플라야치킨 때문이다.
플라야더스트-플라야의 먼지 (Playa Dust)
오늘날 우리가 Black Rock 사막이라고 알고 있는 것은 본래 선사시대의 라혼탄(Lahontan) 호수의 바닥이다. 현재 남아있는 것은 알칼리성 pH가 매우 높은 미세하고 건조하며 부식성이 있는 침적토다. 흙보다는 밀가루와 더 비슷해 보이는 플라야의 먼지는 아무리 좁고 가는 틈이나 구석에도 침투한다.
플라야풋-플라야 발 (Playa Foot)
발과 손에 흔히 생기는 피부컨디션으로, 단순히 신발을 신기만 하면 예방할 수 있다. 알칼리성 먼지에 장시간 노출되면서 피부가 건조해지고 갈라진다. 축제가 끝난 뒤에도 몇 주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플라야풋이나 플라야핸드(Playa hand)에는 물이나 라임주스로 희석한 식초 같은 약산성 용액을 뿌린 뒤 보습제를 듬뿍 발라주면 좋다.
플라야피케이션-플라야화 (Playafication)
누군가의 소유물이 플라야더스트에 수년간 노출되며 장기간에 걸쳐 미세한 플라티나에 덮이는 과정으로 종종 Burn 이후에도 남아 디폴트월드까지 참가자들을 따라간다.
리얼리티벤드-현실병 (Reality Bends)
Burning Man에서 디폴트월드로 돌아온 뒤 몸과 마음, 정신에 느끼는 불쾌한 통증. 이 리얼리티벤드, 즉 현실병을 해결하기 위해 몇몇 지역은 축제가 끝나면 Burning Man 후속파티를 열기도 한다.
셔츠코커-하의실종파 (Shirtcockers)
주로 남성들로 구성되는 버너의 한 파벌로 허리 아래만 알몸으로 다닌다.
스파클포니-빛나는 조랑말 (Sparklepony)
Burning Man의 기프팅, 공동의 노력, 근본적 자립의 원칙을 따르지 않는 비협조적인 참가자를 비하하는 표현이다. 스파클포니들은 매력적이고 패셔너블하게 차려 입기도 하지만 자신이 Bruning Man에 기여할 것이라곤 멋진 외모와 빛나는 성격뿐이라고 생각하는지 선물할 것을 가져오지도 않고, 건설이나 해체를 돕지도 않으며, 다른 사람들의 자원을 자신의 생존과 경험에 이용한다.
트래시펜스-쓰레기울타리 (Trash Fence)
Black Rock City의 가장 바깥쪽 경계를 구분짓는 울타리다. MOOP이 울타리 너머의 사막으로 날아가지 못하게 막는다. 매번 Daft Punk가 트래시펜스에서 공연을 한다는 루머이자 조크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