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u(아무)는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DJ/프로듀서이자 txtrs.(텍스쳐스)의 디렉터로, 테크노/엠비언트 장르를 위시한 전자음악 전반을 다룬다. 불쾌와 불소통의 경험을 사운드에 담아 납득시키는 작업을 하며, 불안과 공포가 신체적 고통으로 이어진 개인적 경험을 발판 삼아 음악을 통한 감각의 공유에 매진한다. 그녀의 음악은 물성을 지닌 하나의 실체로 구현되어, 감정적 여운이 아닌 감각적 여운을 남긴다.
amu의 첫 EP [Era]를 관통하는 매개는 ‘물’이다. 4곡으로 이루어진 EP는 20여 분 간의 영화적인 체험을 선사한다. [Era]는 하염없이 흐르고 있는 물이 지긋이 한 시대를 처음부터 끝까지를 지켜보는 관점에 기반해있다.
엠비언트 트랙과 테크노 트랙이 적절히 믹스되어 있는 해당 EP는 물의 촉감을 느끼게 한다. 앨범의 서사가 진행되는 장소는 머리 속까지 잠겨버린 검은 물 속이기도, 차가운 지하수가 고여있는 동굴 속이기도, 습기로 숨이 턱턱 막히는 신나는 여름 벌판 이기도, 샤워부스 안 이기도, 장대비가 내리는 집 앞 마당 이기도 하다. 순차적으로 바뀌는 공간감과 밀도 있는 엠비언스 속에 몸을 맡기고 눈을 감고 각각의 곡이 상정하는 공간을 상상하며 사운드들을 따라가다 보면, 단순한 청취로 그치지 않고 몸으로 겪어낼 수 있을 것이다. 비주얼디렉터 지세윤, 필름 김경호, 댄서 최기쁨과의 협업을 통해 제작한 약 20분 길이의 EP 전체 뮤직비디오도 함께 공개 되었다.
Track List
1. 돌아오지 않는 강 River of No Return
2. 아가미 Agami (Feat. MOON YIRANG)
3. 어두운 물은 검게 Black Water
4. 섬 Seom
[Music Video]
Film by Kim Kyungho
Visual Director by Ji Seyun
Model & Dance by Choi Joy
추천사
아무도 아무나 되는 노래
[Era]의 시간은 20분으로 흐른다. 네 곡의 수록곡을 모두 이어 붙인 영상은 시대의 한 구간을 관통하는 모양새다.
한 여성이 있다. 신체를 뒤덮은 막이 질기게 피부에 들러붙는다. 우리에게도 한 겹 있다. 원하지 않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여분의 외피는 가끔 속이기 좋지만 대체로 거추장스럽다. 누구도 완벽한 자신의 상태를 주장하기 어렵다. 평정을 찾으려고 분주하다. ‘돌아오지 않는 강 River of No Return’에서 들려오는 마릴린 먼로의 음성은 사람에게는 양가적인 면이 있다고 외친다. 껍데기를 차츰차츰 떼어내지만 전부 벗어버리지는 못한 인물은 ‘아가미 Agami’의 습한 사운드와 함께 기괴한 형태로 대체된다. 기괴함은 뭘까? 명확하게 드러내지 않는 것, 구분 지을 수 없는 것, 정의 내릴 수 없는 것. amu는 인간을 닮았지만 무엇을 지칭하지 않는 것을 분신처럼 안는다. 어루만지고 보듬고 다시 밀어낸다. 그리고 비늘 같은 껍질을 떼어내 무늬처럼 덧입는다. ‘어두운 물은 검게 Black Water’에 이르러는 좁고 익숙한 공간에 갇혀 증기처럼 감싸는 불안과 공포와 싸운다. 옥죄던 외피는 어느새 어두운 물을 방어한다. 손을 잡고 화해를 나눈다. 내가 나를 사랑하고 혼내고 거둔다. ‘섬 Seom’에 당도해 상처입고 허물어진 폐허를 발 밑에 두고 숨을 돌린다. 더 이상 트랙은 없지만 이 노래는 끝나지 않는다. 아마 영원히 반복될 수도 있다.
[Era]는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뚝 떼어 놓았다. 나아가 누구의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고통과 불안을 수반하는 살아내는 시간을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고난을 극복하고 행복으로 종결되는 이야기가 얼마나 허황된 지 우리는 아주 잘 알고 있다. 다만, 지지 않는다는 것, 살아가고 살아낼 것이라는 굳건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amu의 [Era]는 지금 어떤 구간에 서 있는지 어떤 모습인지 자신을 확인하게 하는 힘을 가졌다.
영상을 보고 음악을 듣고,
박의령(하퍼스 바자 피처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