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S
Interview : Umfang
지난해 11/22 내한했던 Umfang을 인터뷰를 통해 다시 만나보자
MIXMAG KOREA | 2020-01-14

뉴욕을 기점으로 세계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음악 에이전시이자 플랫폼, 또한 활동가 집단인 Discwoman은 2019년을 기해 5주년을 맞이했고, 에이전시에 소속된 16명의 음악가들은 전세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11월 22일 Volnost에서 진행되었던 이벤트 직전에, 작년 Discwoman 파티의 프로모터로서 만났던 인연에 힘 입어, 올 해 두번째로 방문한 Discwoman의 Founder이자 DJ/Producer인 Umfang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궁금했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이번이 두번째 서울 방문이다. 딱 1년 만인데 작년과 다르게 느껴지는 점은?

작년의 아시아 투어는 일본 일정 중 서울을 들르게 되었기 때문에 이벤트 당일 늦은 밤 시간에 도착했고, 도착하자마자 바로 음악을 틀었다. 그리고 그 날 오후에 일정이 있어 오전에 서울을 떠났다. 하지만 올해는 작년과 달리 시간을 가지고 서울에서 지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처음으로 이 곳을 경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혼자서 버스를 타고 서울을 돌아다녔다.




서울을 관광하며 본 것과 관심이 생긴 것이 궁금하다.

어제는 수산 시장에 다녀왔는데, 그곳에서 커다란 비닐 봉지와 가방들을 보았다. 장사를 끝마치고 정리를 하려 꺼내든 크고 화려한 비닐 포장들이 인상적이었다. 시장에서 주방용품이나 잡동사니 같은 대량의 물건을 내놓고 장사하는 것들을 구경하는 것을 좋아한다. 여행하는 도시의 거칠고 지저분한 면이 드러나는 곳에 관심이 많이 간다.


어느 도시를 방문하던 간에 시장을 가는 것을 제일 좋아하는데, 시장 구경은 나에게 활기를 주고 그 도시의 사람들이 평상시에 어떻게 살아가고 어떤 것을 사는지를 목격하는 좋은 방법인 것 같기 때문이다. 도시를 여행하며 집에서 흔히 쓰는 일상용품을 종종 구매한다. 투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 왔을 때 가져온 그 기념품(일상용품)은 당시에 굳이 필요해서 산 것은 아니었지만 막상 실제로 쓰게 되면 특별한 느낌을 받는다.




세계를 돌면서 Discwoman으로부터 영감 받은 디제이나 뮤지션들을 만나게 되는가.

가끔 파티나 이벤트에서 만나게 된다. 대부분은 어린 친구들이 Discwoman에 대해 말을 걸어 주고 이야기하게 되는데, 매우 소중하다고 느껴지는 시간이다.







당신은 Discwoman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써 각 도시에서 만난 프로모터나 디제이가 본인들의 이야기, 혹은 씬 내에 자리하고 있는 정치나 페미니즘 등에 관련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눌 것 같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여러 곳에서 듣게 되면 어떻게 생각하게 되는지 궁금하다.

다양한 여성이 어떤 공간을 차지하여 파티를 하는 것, 디제잉을 하는 것 그리고 투어를 도는 것에 대한 열린 담론이 예전에 비해 훨씬 늘었다고 생각한다. Discwoman은 매우 공개적인 플랫폼이기 때문에 내가 어떤 도시를 가던지 자연스럽게 그 씬에 속해있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소개 방식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누구를 만나던지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알고 있다면, 거기서부터 대화의 시작점이 된다. 하지만 나는 내 삶이 디제잉에 너무 파묻혀있다고 종종 생각이 들 때가 많아서, 다른 여성(혹은 퀴어) 디제이/음악가를 만나더라도 처해있는 환경이나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나는 그들의 평소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더 즐기고 선호하는 것 같다.




Discwoman이 생긴 이후 많은 여성 디제이들이 활동하는 환경을 긍정적인 변화가 생겨났다. 이러한 사회적 소수자(퀴어, 유색인종, 여성 등)를 위한 에이전시가 존재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는가.

이들을 위한 공식적이고 경쟁력 있는 에이전시가 존재한다면 이들을 위한 힘이 생기는 것이다. 이런 에이전시가 없다면 제대로 가치가 드러나지 못할 사람들이 있고, 또 몇몇 에이전시들이 무의식적으로 지니고 있는 차별적인 사고방식을 무시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을 위해 소수자들을 대변하는 에이전시는 공평한 경쟁을 만들며 사람들에게 이 아티스트들이 진정으로 가치 있고, 무시될 수 없단 것을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Discwoman을 시작한 시점부터 5년이 지난 지금, 어떤 것이 가장 많이 바뀌었는가.

Discwoman을 시작하면서 전세계적으로 댄스 음악 씬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에 관련하여 뚜렷한 정보와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세히 알 수 없었다. 음악의 역사, 혹은 씬에 대해서 이야기될 때 젠더(성정체성)나 인종에 대한 이슈와 담론도 제대로 나오지 못했고, 다룰만한 이야기도 형성되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로 자주 낙담하고는 했는데, 그 때는 정말로 뚜렷한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은 경험한 것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로 이야기하고자 하고, 업계의 가운데에서 무엇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역사에 관련해 목소리가 더욱 높아졌다.




Discwoman은 올해(2019년)로 5주년을 맞이하며 뉴욕에 위치한 Bossa Nova Civic Club에서 기념 이벤트를 열었는데, 그 때의 소감이나 분위기가 어땠는지 알려달라.

매우 즐거운 이벤트였다. 그 날 나는 테이블에서 머천다이즈를 판매했다. Discwoman의 5주년 이벤트는 그동안 우리와 함께 지속적인 관계를 갖고 있던 아티스트와 사람들을 섭외하거나 초대하여 함께 나누는 자리로 만들었다. 어떻게 보면 생일 파티처럼 조금 쉽고 편하게 기념할 수 있는 행사를 만들고자 했다.




Bossa Nova Civic Club은 Discwoman의 중심이 되는 베뉴이기도 하고, 주기적으로 당신이 개최하는 Technofeminism 파티의 중심이기도 하다. 뉴욕에서 파티를 주기적으로 열 수 있는 베뉴(장소)가 있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5년 사이에 뉴욕 내 에서 많은 베뉴(장소)가 오픈했고, 또한 안전하게 파티 할 수 있는 보장 된 공간이 늘어났다. 그러나 아직은 불법 파티를 열기 어려운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파티가 당연히 재밌다!!) 그런 의미에서 Bossa Nova Civic Club는 Discwoman에게 정말로 소중한 곳이다. 뉴욕에서 음악과 사람에 대해 진정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운영진 덕분에 항상 여성 디제이들을 파티에 섭외할 수 있었다. 작은 테크노 클럽이 새벽 4시까지 매일 운영 되는 것은 어느 도시를 가던지 목격하기 어렵지만, 이런 곳이 있음으로 인해 주중의 어떤 날은 어느 누군가가 작은 규모로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그렇게 시작함으로써 음악을 틀거나 이벤트를 만드는 것에 대한 자신의 역할에 대해 스스로 편해지고 익숙해지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현재 뉴욕 테크노 씬을 이끄는 음악가들과 이들이 만드는 흐름을 볼 때 꽤 정치적이고 사회 현상을 의식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느낀다. 또한 그 중에는 퀴어, 여성 그리고 유색인종이 두드러지게 보인다.

완전히 동의한다. 내 생각에도 뉴욕에서 나고 자란 음악가가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다양한 인종의 음악가들은 바로 지금 뉴욕의 테크노 씬을 새롭게 쓰고, 자리를 되찾아가고 있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느낀다. 10년 전, 아니 불과 5년 전만 해도 이런 움직임이 없었기에 테크노를 둘러 싼 정치적인 의논이 사람들을 움직이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어리고 재능있는 사람들로 구성된 여러 크루가 이 씬을 움직이게 하는 중심이 되고 있으며, 미래이다.




당신의 음악도 정치적이라고 여기는가?

종종 그렇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들거나 플레잉하는 음악은 때에 따라 정치적이기도 하며 매우 개인적이기도 하다.







Discwoman 팬들은 머천다이즈를 통해서 Discwoman을 서포트하는 경우가 많다. 예상치 못한 사람이 Discwoman 머천다이즈를 입음으로써 그러한 의사를 표현한 경우가 있었을까?

운이 좋게도 그런 경우가 많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던 경우는 Bon Iver(Justin Vernon)가 꽤나 자주 우리의 티셔츠를 입고 공연하던 것이었다. 그 외에도 큰 플랫폼이나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Discwoman의 머천다이즈를 착용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을 때 나는 ‘우와, 저걸 내가 디자인했구나. 저게 내가 있는 곳(회사)이구나.’ 라고 생각을 종종 한다. 그저 사람들이 Discwoman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지지한다는 사실 자체가 깊게 인상적이다.




Technofeminism에 대한 당신의 정의는 무엇인가?

나는 이 질문이 항상 재밌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사실 처음에는 이 단어에 대해서 크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단어가 사람들의 SNS 프로필에 등장하거나 본인을 대표하는 단어로 쓰이는 것이 꽤 인상적이었고, 의미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Technofeminism은 Discwoman을 만들면서 가진 ‘유명한 단어에 작은 변화를 주는 것’과 비슷한 식으로 나온 단어인데, 기존의 단어가 취하는 남성성에 대한 지적으로도 작용한다. Technofeminism을 시작할 당시에는 테크노라는 개념에서 여성을 쉽게 떠올리기 힘들었고 우리(Discwoman)가 하는 이벤트보다 더욱 넓고 추상적으로 이 단어의 개념에 대해 접근하고자 했다. 평소의 이벤트에서 당연히 내가 원하는 사람들을 섭외하지만, 사실 모두가 여성은 아니다. 그러나 파티가 열리는 그 장소와 시간은 여성이 중심이 되는 이벤트이며, 당연히 대부분 여성 디제이가 중심이 되며 함께 음악을 트는 사람들 이벤트에 참여한 관객도 이 사실을 인지하고 동의한다. 또한 모두가 존중 받아야 하는 행사이기도 하고. 어쩌면 우리는 페미니즘의 미래와 목표인 포괄성(inclusive)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Discwoman을 대표함과 동시에 프로듀서로 [Symbolic Use of Light]를 발매한지 2년이 지났다. 혹시 차기 음반 발매에 대한 계획이 있는가?

당연히 있다. 물론 꾸준히 음악 작업을 하고 있다. 나는 Boss DR-202 드럼머신, xOxbOx, 그리고 MicroKorg를 이용해서 음악을 만들고 발매했다.
 지금도 같은 방식으로 작업을 해오고 있는데, 이제서야 Abelton을 배우기 시작했다. 배운 것을 통해 여행하며 음악을 만들고, 협업에 대해 어렵게 생각하지 않거나 하는 등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음악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기대 해 달라.




마지막으로 매우 개인적인 질문이다. 당신의 인터뷰를 준비하며 IG 계정에서 못생긴 신발(ugly shoes)의 사진을 IG스토리로 공유한 것을 재미있게 봤다. 오랜 시간동안 기록해 왔는데 앞으로도 업데이트 될 예정일까?

꽤 오랫동안 내가 집착하던 것이 못생긴 신발인데, 나를 아는 사람이라면 내가 이것에 대해 꽤 오래 관심을 갖고 있단 것을 안다. 그래서 인스타그램에 친구들에게 그들의 못생긴 신발 사진을 공유해달라고 올렸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못생긴 신발 사진을 보내서 깜짝 놀랐다. 더 많은 이미지는 내 인스타그램 프로필의 하이라이트 섹션에 있으니 만약에 관심이 있다면 앞으로도 누구든지 볼 수 있다.





인터뷰/ 조한나

법인명 : 주식회사 비엔엘컬쳐스 / 신문사업등록번호 : 서울, 아03924 / 신문사업등록일 : 2015년 10월 06일 / 사업자등록번호 : 279-86-00099 / 법인등록번호 : 110111-5843580 / 대표이사 : 홍유석, 이순섭 / 발행인 : 장태환 / 편집인 : (주)비엔엘컬쳐스 / 발행소 : 서울시 강남구 삼성로 150, 107-105 / 발행일자 : 2016년 4월 4일 / 전화번호 : 070-7772-4444 / 대표이메일 : info@bnl-global.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유석 / 특허등록번호 : 41-0375139-00-00 / 상표등록 제41-0375139호
Copyrights 2016 Mixmag Korea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