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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의 폐교가 숲과 자연을 위한 음악 페스티벌로 탈바꿈하기까지
박민천 | 2022-09-27

플레이그라운드 코리아는 2017년부터 DJ 겸 기획자, 그리고 미술 작가인 송인경을 중심으로 싸이키델릭 페스티벌 `플레이 페스티벌`을 운영해온 단체이다. 오는 2022년 10월 8일부터 10일까지 `All About Forest Sound`를 테마로 개최되는 `플레이 페스티벌`은 과거로부터 고집했던 싸이키델릭 장르의 음악과 비쥬얼을 탈피함으로써 대중들에게 숲과 자연과 관련된 총체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페스티벌로 거듭나게 되었다. Mixmag Korea는 이번 인터뷰를 통하여 곧 개최되는 플레이 페스티벌의 이모저모를 상세하게 살펴보았다.



Editor : 박민천


Q. 페스티벌 올거나이저에서 미술 작품으로 관심사가 확장되었다. 이 계기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을부탁할 수 있을까?


대학교에서는 공학을 전공했다. 2006년 일본에서 처음으로 아웃도어 싸이키델릭 페스티벌을 만난 후, 단순히 페스티벌과 파티가 너무 좋아서 세계를 여행했다. 2013년부터는 태국 코팡안에서 지내면서 본격적으로 파티씬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그 때 디제잉을 배우기도 했고. 자연스럽게 현지 페스티벌 팀에 합류하여 페스티벌을 기획하는 방식을 배웠고 이후에는 태국이나 유럽에서 보여주는 데코레이션을 가지고 국내에서 페스티벌을 직접 기획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데코레이션을 하려다 보니 직접 배워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페스티벌에 대한 열정이 미술 작품 활동으로 확장된 것이다.



페스티벌을 꾸미는데 있어서 예술적인 접근 방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모티브를 갖고 공간을 통일감 있게 장식하는 것, 이 때의 경험으로부터 큰 영감을 받았다. 눈까지 즐거운 페스티벌을 만들고 싶다는 열정이 국내에서 스트링 아트나 쉐이드 아트 작가로 인정받는 계기가 된 셈이다.


Q. ‘플레이’ 페스티벌은 총체적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이벤트로 보인다. 첫 번째 플레이그라운드의 컨셉, 기획 방향, 중요시 여겼던 부분들이 있다면 설명을 부탁할 수 있을까?



태국에 있을 때 전세계의 페스티벌 올거나이저들이 내게 말했던 내용은 이벤트 안에서 관중들이 안정감을 느끼고 편안함을 느끼게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다음이 비쥬얼이고 오히려 음악은 마지막 요소라는 것이다. 2017년에 처음으로 개최했던 원데이 페스티벌 ‘ACIDLAKE’에서 가장 중요시 여겼던 것은 한국에서 본 적이 없는 신기하고 이국적인 페스티벌이라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었다.


Q. 처음에 의도했던 기획의 방향에 대해 관중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다행히 관중들의 반응도 뜨거웠고 덕분에 너무 잘 놀고 간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퀄리티를 높이는데 노력을 쏟다보니 적자를 피할 수는 없었지만 그 때부터 플레이 페스티벌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생겼다는 사실에 굉장히 기뻤다. 물론 원래 생각했던 퀄리티에 도달하지는 못한 것 같지만 플레이그라운드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조금씩 생겼다는 사실에 만족했다.


Q. ‘플레이’ 페스티벌이 오는 10월 8일부터 10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새롭게 리브랜딩되는 ‘플레이그라운드’ 페스티벌, 그리고 과거의 이벤트가 음악적인 면에서 갖는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이전에 기획했던 페스티벌에서는 안정감이나 데코레이션에 중점을 뒀다고 한다면 오는 10월 8일부터 10월 10일까지 열리는 플레이 페스티벌에서 가장 달라지는 부분은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전에는 사이키델릭 트랜스라든지 사이키델릭이라는 테마에 맞는 음악을 큐레이팅하고 그것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관객들만 흡수했다면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사이키델릭이라는 큰 테마를 벗어나서 숲 속에서 하는 캠핑 페스티벌이라는 주제에 맞춰 ‘Forest Sound’라는 키워드를 설정해보았다. 장르에 관계없이 숲에서 들었을 때 듣기 좋은 음악들을 한꺼번에 버무려서 만들 수 있는 페스티벌을 기획해야 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Q. ‘Forest Sound’이라는 음악 키워드가 흥미롭다. “숲을 모티브로 하는 음악”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을까.


음악적인 큐레이션 측면에서는 자연과 숲에 잘 어울리는 엠비언스를 가지고 플레이를 할 수 있는 DJ들을 섭외했고 그것과 배치되는 사운드스케이프는 최대한 배제하려 노력했다. 인도어 페스티벌과 아웃도어 페스티벌에서 플레이되는 음악에는 분명히 차이점이 있다. 아웃도어 페스티벌에서 플레이되는 음악과 자연과의 교집합을 총체적으로 묶은 것을 ‘Forest Sound’로 명명했고 이 키워드를 모든 장르에 접목시켰다.



숲과 자연이라는 공간적 배경과 해가 뜨고 지는 시간을 배경으로 하여 새로운 음악을 접하더라도 배경과 이질감 없이 다양한 장르를 보여주고자 한다. 어둠 속에서 해가 뜨면서 점점 하늘이 밝아올 때 느낄 수 있는 환희, 그리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생각하기도 했다. 햇살이나 초록빛에 어울리는 음악부터 어두운 숲의 소리까지 이번 페스티벌을 방문한 관객들은 자연이 가지고 있는 넓은 스펙트럼의 바이브를 조금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자연에 대한 체험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


Q.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레이브 페스티벌 혹은 다른 페스티벌과 ‘Forest Sound’의 차별점이 있다면?



레이브라는 요소를 담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국내 관객과 국내 페스티벌의 특성상 42시간 동안 레이브만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보니 가령 낮에는 친숙한 칠아웃 음악을 들으면서 계곡같은 곳에서 방문한 관객들끼리 네트워킹을 독려한다던지 하는 계획들을 짜놓았다. 밤이 되면 오히려 다른 페스티벌보다 더 딥한 레이브를 즐길 수 있다. 이틀 밤 중에 첫 날밤은 비교적 느린 레이빙 음악, 조금 더 대중적인 테크노를 선택했고 두 번째 날 밤에는 기존의 플레이그라운드가 자랑하는 ‘다크 포레스트’ 음악을 배치했다. 42시간 동안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해가 뜨고 지는 시간에 맞춰 잘 배열된 페스티벌이 될 것이다.


Q. 기존의 이벤트 아트워크는 싸이키델릭, 싸이트랜스 음악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처럼 보인다. 비쥬얼적으로 이번 페스티벌이 겪은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기존의 플레이 페스티벌이 사이키델릭 이미지를 강하게 내세웠다면 이번에는 그것을 탈색하기 위한 노력에 심혈을 기울였다. 기존에 사이트랜스 음악이 가지고 있는 어두운 느낌의 이미지보다는 밝은 톤들의 색깔을 많이 사용하여 이런 문화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도 예쁘고 멋지고 쿨하다는 인상을 전달하고 싶었다.


한 편으로는 송인경의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갤러리에도 걸 수 있을 만한 사이키델릭 작품을 페스티벌에도 걸자라는 생각을 했다. 셰이드나 무대 구성 데코레이션 측면에서도 사이키델릭적인 요소에서 시작된 모티브나 문양은 남겨두고 거부감이 들거나 이해하기 힘든 요소들은 가급적 자제했다. 공작이나 기하학 문양을 위주로 많이 디자인 해왔는데 이번에는 사람들이 봤을 때 아름다운 숲이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게, 신비롭지만 거부감이 들지 않는 이미지를 내포하고 싶었다.


무대 커버와 그것과 어울리는 비쥬얼 맵핑 또한 기대해도 좋다. 자체제작한 조명들을 활용해서 무대를 꾸미고 있고 아트 쉐이드 위에 레이어 작업을 거쳐 완성되는 심심하지 않은 시각 연출도 볼만할 것이다.


Q. 앞서 중요시 여겼던 관중들을 위한 안정감과 친숙함과 같은 페스티벌의 기조는 유지되는지.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낮 시간대에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요소는 그 태양빛을 중화시켜 줄 수 있는 그늘이라고 생각한다. 스테이지에 그늘을 배치하는 것은 내가 이번 페스티벌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요소 중 하나였다. 태양볕 아래서 사람들이 춤을 추다보면 더위 때문에 분위기를 충분히 즐길 수가 없기 때문에 아트 쉐이드를 설치함으로써 스테이지와의 통일성을 확보하면서도 관객들에게 편안하게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Q. 이번 페스티벌에 포함되어 있는 다른 측면들을 어필한다면?



음악을 중심으로 한 메인 스테이지 말고도 숲과 자연에 어울리는 액티비티들을 준비했다. 잠시 음악에 적응하지 못할지라도 다른 활동을 즐기면서 페스티벌 자체를 즐기는 것이다. 42시간 동안 운영되는 캠프파이어 또한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 생각한다. 숙박시설인 캠핑장에서 취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함께 놀러온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친해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행사장 내부에 편의시설들이 잘 준비되어 있다. 일상에서 제공되는 편의성과 일상에서는 느낄 수 없는 이색적이고 신비로운 경험을 모두 체험할 수 있는 페스티벌이 될 것이다.


Q. 작은 마을을 구성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해외의 사이키델릭 페스티벌에 가면 일주일 동안 사람들이 모여서 먹고 마시고 즐기며 작은 마을을 형성하는 사례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 사회의 특성상 그렇게 긴 일정을 함께할 수는 없겠지만 2박 3일 동안은 현실이 아닌 다른 세상에 왔다는 느낌으로 신비로운 일탈을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세상, 또는 마을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Q. 독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마지막 코멘트가 있다면?


한국 사회 너무 바쁘다. 이번 2박 3일 만큼은 조금 내려놓으시고 다른 세계에 온 듯한 경험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얻어갔으면 한다. 많은 것을 준비했고 제대로 준비했다. 후회하지 않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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