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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ULT OF DJ HARVEY
댄스뮤직의 간지와 정통의 대명사!
Tim Sheridan | 2016-05-25

49살의 수염맨 DJ Harvey는 케임브리지에서 태어났다. 그를 둘러싸고 있는 과잉흥분에 고개를 갸우뚱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의 팬들을 보라. 다른 DJ들, 음악업계, 광신도들이 줄줄이다. DJ Harvey는 관중의 집중력이 흩어질 만할 때마다 연신 EQ를 낮추고, 가끔은 ‘유치하고’ 대체로 오래된 디스코 음반을 플레이하는 등 ‘DJ 범죄’를 저지른다. 그래서 다들 그렇게 난리인 건가!?


물론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물론 그의 성공의 핵심이 심플함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냥 멋진 장소에서 최고의 시스템으로 근사한 음반을 플레이하는 거. 굉장히 간단한 것 같지 않은가? 종종 끝없이 단조롭고 음악 없이 우중충한 비트가 이어지는 세계에서 DJ Harvey는 곡과 멜로디를 플레이한다. 그는 더욱 광범위한 디스코 르네상스에 어울린다. 그는 평탄한 선형 믹싱이 표준이 되어버린 어두컴컴한 씬 한복판에서 역동적이고 극적인 셋을 신중하게 짠다. 칙칙한 언더그라운드를 컬러풀하고 멜로딕하게 해소하는 존재랄까? 너무 심각하고 무뚝뚝해 보이는 세상에서 호감을 주는 재미있는 얼굴 말이다. 어쩌면 그는 구세주가 아니라 그저 굉장히 짓궂은 남자아이에 불과할 지 모른다.


위키피디아에서 Harvey의 인생사를 알아볼 수야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그가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인해 영국을 10년은 떠나있었던 런던의 인기 DJ였다는 사실까지 이해하기 어렵다. 하비교를 이해하려면 이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의 가장 큰 매력은 그게 물 건너온 매력이라는 것이다. 런던은 오랫동안 잊혀졌던 인물들을 좋아한다. 머나먼 타국에서의 성공으로 검증이 완료된 경우라면 더더욱. 그가 너무나도 오랜 시간을 손 닿는 곳 너머에 동떨어져있는 동안, 샌프란시스코와 하와이에서 열린 그의 파티들에 대한 이야기가 전설처럼 펴졌다. 마치 캠프파이어에서 꽃피는 무서운 이야기마냥 그를 에워싼 신비감은 점점 짙어졌다. 이쯤에서 그의 부재가 결코 계획된 것이거나 의도된 것이 아니었다는 걸 확실히 해둬야겠다. 그가 고향에 올 수 없었던 이유는 미국 이민법 때문이었다. 이국 땅의 망명자. 그는 그냥 독보적인 DJ일 뿐만이 아니라 기승전결 분명한 옛날이야기마냥 흥미진진한 인생스토리를 가진 독보적인 DJ인 것이다.


Harvey만큼 실력 있는 DJ들은 많이 있다. 이 사실은 Harvey 자신이 가장 먼저 인정할 것이다. 그도 완벽하진 않다. 일이 틀어지기도 한다. 어떤 시점에서(예를 들면 도무지 멋지다고 할 수 없었던 Love Box 페스티벌과 Manchester에서의 모습이라든지) 누구나 겪는 일이다. 하지만 일이 틀어지는 때는 오직 Harvey가 상황을 통제할 수 없을 때뿐이었다는 것을 모든 독자들과 잠재적 프로모터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그러니까, Harvey는 모든 것을 통제한다. 여기에는 어떤 기준이 필요한데, 보통은 사운드시스템의 영역에 있다.


오히려 Harvey를 둘러싸고 있는 과잉흥분은 그 어떤 구원자 지망생 DJ 헛짓거리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바로 수준 높은 관중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거품을 만들어내는 굉장히 커다란 요소가 하나 있다. 거품을 가장 순수한 의미로 보면 모두가 너무 흥분해서 그런 분위기를 형성하고, 그것을 극도의 흥분상태로 부채질하는 것이다. 그런 분위기에서는 좋은 거 아무거나 끼워 넣기만 해도 그게 훨씬 커지고, 좋은 것을 넘어 ‘위대’해지기까지 한다. 원래가 DJ보다는 관중이었다. 그게 맞기도 하고.


Harvey 공연의 거품은 ‘가만히 서서 폰으로 동영상을 찍는’ 관중의 정반대다. 참여를 요구하는 거품이다. 내가 지금껏 가본 그의 공연에는 하나같이 감전된 것 같은 찌릿찌릿함이 있었다. 이게 바로 디스코로 시작한 하우스의 본질이다. 바로 파티가 주인공인 것. DJ와 관중은 전체를 이루는 요소일 뿐이다. Harvey표 르네상스의 성공요인이나 비평을 오로지 그의 양 어깨에 돌리는 것은 불공평하다. 우리의 가장 저명하고 전문적인 파티피플이 그를 선택했고, 그를 풍요의 대좌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Harvey는 그 거품의 요구에 부응하는 실력을 발휘했는데, 까놓고 말해 상당히 보기 드문 수준이었다. 유명한 EDM 스타를 보러 갔다가 실망하고 돌아오기란 굉장히 흔한 일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Harvey에 대해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지금 나는 무슨 빅토리아시대 초상화마냥 침울하고 뚱한 얼굴로 이 글을 쓰고 있다. 그러니까, 무슨 악랄한 크롬손가락을 가진 착유기에 강제로 젖을 빨리는 것마냥 마지못해 진심을 털어놓고 있다는 걸 알아주길.


Harvey의 팬들은 그가 다른 여러 사람들이 해내지 못하는 방식으로 정말 미친 음반작업을 해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나는 그가 ‘해내는 것’이 아니라 관중이 그가 해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하고 싶다. 여기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아예 똑 같은 셋을 다른 사람이 플레이하면 아무런 호응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내가 Larry Levan이 플레이하는 셋을 두고 늘 하는 말이다. 다른 사람이 그걸 시도하다간 관중의 병투척에 무대에서 쫓겨나고 말 것이다. DJ가 그런 수준에 이르려면 일정량의 대담함과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결국에 가서 그런 일이 벌어지게 하는 것은 관중이다. 솔직히 관중은 그 역할을 더 자주 수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


결국 자신의 이름 앞에 공식적인 타이틀로 ‘DJ’를 붙이고, 또 그것이 실제로 정당하게 받아들여지는 DJ는 많지 않다. 그러니 그 거품과 대기행렬, 자기들의 자격을 증명하기 위해 Harvey를 써먹은 하우스뮤직 야심가들(Rolling Stone은 최근 그 제목만으로 손발이 오그라드는 ‘세상을 지배하는 DJ 25인(25 DJs who rule the Earth)’ 리스트에 Harvey를 10위로 올렸다)은 제쳐놓고 보자. DJ Harvey는 확실히 그럴 자격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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