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HIGA’가 사운드서플라이 서비스(SoundSupply_Service)를 통해 새 EP ‘Transit’을 발매했다. ‘HIGA’의 실험은 얼터너티브 락이기도 하고, 일렉트로니카이기도 하고, 익스페리멘탈이기도 하고, 트립합이기도 하다. 앨범 소개글을 빌려서 설명하자면 이번 앨범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

“얼터너티브와 일렉트로니카의 어프로치로 소리들을 조합하여 빛바랜 사진과 같은 사운드 스케이프를 만들어낸다.” 또한 “밴드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충실히 드러내고” 있지만 동시에 “디지털 편집의 어법”으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전통적인 화성음악과는 대조적으로 수록곡의 조성은 “뚜렷한 색채없이 흩뿌려져” 있다. “서사 없이 흘러가며 이유없이 사라지고 나타나기를 반복”하는 소리의 배치가 특징적이다.

일관된 논리로 이번 EP를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는 이번 앨범의 의도 자체가 “예상치 못한 변화를 마주하는 것이 꿈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반복”이며 “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현실인듯 현실이 아닌 것”같은 세계관을 표상하기 때문이다. “뚜렷한 표상의 소리를 만들어내지 않는다”고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Transit’ EP는 꿈과 현실이라는 단어로 분절된 그 사이의 영역을 뚜렷하게 표상하고 있다. 이번 앨범은 6개의 수록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틀어놓고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