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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THE HELL IS BUSINESS TECHNO?
비즈니스 테크노?
Niloufar Haidari | 2019-12-03
만약 당신이 좋아하는 DJ가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가지고 생판 모르는 사람들과 설전을 벌이는데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라면 `비즈니스 테크노(Business Techno)`라는 단어를 이미 들어보았을 것이다. 비즈니스 테크노를 구분하는 기준은 저마다 다르지만 DJ 페이에 대한 긴박한 정치적 문제와 메인스트림과 언더그라운드 간의 오랜 싸움에서 어느 편에 서 있느냐에 따라 아티스트나 아티스트의 작품을 비즈니스 테크노로 칭하는 것은 모욕적일 수 있다. 그들이 만들거나 트는 음악이 상상력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상업적 음악이라는 것을 의미하거나, 아니면 단순히 테크노 DJ들이 이제 마침내 백만장자가 되어 전용기를 타고 다닐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테크노라는 용어는 2018년 4월에 프로듀서 Shifted가 트위터에서 처음 사용했다. 그는 Anja Schneider의 ‘Prosperity’ EP에 대해 `테크노는 새로운 테크하우스다`라고 한 RA 리뷰에 대해 동료 테크노 제작자 Truncate가 믿을 수 없다는 트윗을 올리자 그에 대한 반응으로 이 단어를 사용했다. 그는 ‘비즈니스 테크노야말로 새로운 테크하우스다’라는 트윗을 올렸고, 그렇게 새로운 마이크로 장르이자 모욕적인 표현이 탄생했다. 진지한 테크노꾼들이 믿는 게 한 가지 있다면 테크하우스는 역대 최악의 장르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형편 없고 지루한 것이 다 그렇듯 여기에도 많은 돈이 연관되어 있다. 애초에 비즈니스 테크노라는 게 파산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지 않겠는가. 바로 이 지점이 스페인의 DJ Regal이 총대를 매기로 한 곳이다. 어쩌면 그의 의사와 상관 없이 총알세례를 받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는 2018년 2월에 페이스북에서 `비즈니스로서의 테크노` 논쟁을 시작하며 ‘테크노를 새로운 주류음악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테크노를 하는 `척`하는 사람들은 큰 돈을 벌고 있는데 `진짜` 테크노를 하는 DJ들은 큰 돈을 벌지 말라는 법이 있냐는 주장을 펼쳤다. 정작 그 자신이 하는 경박한 빅룸 음악을 진짜 테크노로 여기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세계적으로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테크노를 실험과 미적 탐구의 기반으로 삼는 것과 동시에 공식대로 테크노를 양산하는 흐름도 함께 따라왔다. 바로 인스타그램 맞춤광고와 타임아웃(Time Out) 추천을 토대로 다음에 갈 파티를 고르는 사람들을 위한 테크노였으며 `테크노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테크노라고 생각하는 테크노였다. 이 장르의 가장 명백한 고정관념은 스트로브 조명과 빙글빙글 돌아가는 스마일 이미지, 엄청나게 착취되는 거액의 돈이다.

빅룸 테크노는 영국 클러빙 체험에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천문학적으로 치솟아만 가는 입장료를 내고 `런던에서 맛보는 베를린의 사운드`를 듣기 위해서다. 그런데 같은 베뉴에서 기업 행사도 열린다. 비즈니스 테크노 마케팅 부서 가장 깊숙한 곳에서 `시너지`라는 단어가 울려 퍼지는 것이 들릴 정도다. 이건 언더그라운드에서 동떨어져도 한참 동떨어졌다. 독재자를 위한 개인파티에서 공연을 하는 바로 전 단계랄까.

비즈니스 테크노 셋은 Steve Aoki와 Calvin Harris 같은 슈퍼스타 DJ들과 비슷하게 일렉트로닉뮤직의 인플루언서들이다. 핫하고, 수많은 인스타 팔로워들을 거느리고 있으며 기업 스폰서에 자신의 퍼스널 브랜드를 기꺼이 빌려준다. 테크노가 역사적으로 `언더그라운드` 근본을 유지해온 것과 대조적으로 이들의 목적은 돈을 버는 것이다. 대형 페스티벌에서 독창성이라곤 없는 셋을 틀고 3만 파운드(약 4천5백만 원)를 버는 것과 여가시간에는 신발사업을 벌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에 따라 비즈니스 테크노에서 당신이 어느 편에 서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Regal의 말대로 돈을 벌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문득 Dave Clarke가 수년 전 한 말이 생각난다. "우리만의 것들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만든거 자체는 괜찮아. 다만 퀄리티를 그렇게까지 한심하게 망쳐놓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거야."

이 담론에는 여성혐오적 요소도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하긴 언제는 안그랬나? 니나 크라비츠 커리어 초기와 현재 아멜리에 렌즈를 향한 동료들의 눈초리 역시 마찬가지.) 비즈니스 테크노라고 비난을 받는 아티스트들 대부분이 젊고 매력적인 여성이라는 점은 놀랍지도 않은 사실이지만 이 씬에서 제일 거물급인 DJ들은 대부분 남성들이다. 그러나 그들이 돈이나 이미지를 우선한다는 이유로 공격을 받는 일은 여성 DJ들보단 적다.





비즈니스 테크노에 대해 할 말이 제일 많은 사람은 Scuba다. 그는 트윗 네 번에 한 번은 비즈니스 테크노에 대해 발언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누군가가 언젠가 그의 브랜드를 비즈니스 테크노라고 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비즈니스 테크노에 대한 수많은 의견들 중 하나에서 그것을 `자기보다 돈을 잘 버는 사람들을 질투하는 사람들이 만든 용어`라고 정의한다.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진정한 혁명운동이 기업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역사적으로 변절의 기회를 제공한 사람들을 혐오해왔다. 그러나 한 편 이 용어를 가장 격정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다수는 자신의 커리어가 뜻대로 풀리지 않는 것에 화가 난 DJ들인 것으로 보인다. 여느 비하적인 표현이 밈이 되는 것처럼 비즈니스 테크노도 무기화되었고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목적에 맞는 도구가 되었다.

비즈니스 테크노를 사운드나 아티스트, 베뉴, 모자 종류로 단정할 순 없지만 어떤 사고방식으로는 요약해볼 수 있다. 비즈니스 테크노는 자본주의, 화려한 아파트, 투자기회다. 관광객들만 감당할 수 있는 티켓이며, 진정한 레이브 체험보다는 감시가 더 중요한 클럽이다. 흥미진진한 DIY 공간들이 아닌,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은 맛집인 것이다. 사람들이 비즈니스 테크노를 경멸하는 핵심이 바로 이거다. 테크노를 문화가 아니라 하나의 상품으로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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